이렇듯 YG가 유례없는 혼란을 겪는 가운데 올해 1월 계열사 YG QED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YG QED는 스크린골프 기기 판매업체로 YG 계열사인 YG스포츠가 지분 50%를 갖고 있다. YG QED 설립 당시 사무실은 YG스포츠 본사가 있는 서초구 양재동 건물에 위치했지만 지난 6월 1일 서초구 잠원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YG QED 대표이사는 강영환 YG스포츠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YG 매출에서 엔터테인먼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YG스포츠도 지난해 268억 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꾸준히 성장 중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YG의 사업 다각화는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아직은 YG 매출에서 엔터테인먼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YG스포츠도 지난해 268억 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꾸준히 성장 중이다. YG스포츠의 영업이익도 2017년 9억 원 대에서 지난해 23억 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스크린골프 관련 사업 현황은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업계 1위인 골프존의 매출은 2016년 2170억 원, 2017년 2001억 원, 2018년 1987억 원으로 매년 하락세에 있다. 다른 스크린골프 업체인 카카오VX의 매출은 2017년 261억 원에서 2018년 300억 원으로 늘긴 했지만 당기순손실이 2017년 44억 원에서 2018년 49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적자폭도 증가했다.
그렇지만 스크린골프 관련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스크린골프 관련 기기는 다른 IT 제품들에 비해 개발 기간이 오래 소요될 뿐만 아니라 교체 수요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스크린골프 인구 증가와 함께 고화질 미디어의 지속적인 발달로 차세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YG 역시 분기보고서를 통해 “스크린골프와 골프용품, 골프의류 등 관련 시장 규모가 연간 10%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여성 프로골퍼들의 선전으로 골프 대중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골프장, 골프용품 등 골프 관련 산업 성장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자신했다.
YG가 스크린골프 사업에 전격 진출하면서 골프존 등 경쟁업체도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YG QED 역시 관련 기기를 판매하는 만큼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 YG가 골프존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자본력이 우세해 향후 전망을 장담할 수는 없다. 올해 3월 말 기준 YG의 자본총액은 4581억 원, 골프존은 1946억 원이다.
YG는 그간 골프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YG스포츠도 골프대회 행사 대행, 골프용품 판매, 골프선수 매니지먼트 등 사업 대부분이 골프와 관련한 것이다. 따라서 YG가 YG QED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YG가 마약, 경찰 유착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것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일각에서는 YG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고, 일부 대학가에서는 YG 소속 가수를 축제에 불러들이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다만 YG QED는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과 기업의 거래) 기업 성격이 강해 상대적으로 불매운동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YG의 매출은 647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767억 원에 비해 100억 원 이상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좋지 못한 실적을 거뒀다. YG의 골프 사업이 YG 실적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양현석·양민석 형제 사퇴 후 YG의 미래는? 지난 14일,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와 양민석 YG 대표이사는 사퇴를 발표했다. 이날 양현석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 왔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다”며 “제가 사랑하는 YG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해 주신 모든 팬분들에게 더 이상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양현석 대표의 공식 직함은 대표 프로듀서로 가수 발굴, 관리 등의 일을 하고 있지만 YG 임원진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양현석 대표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도 사퇴함에 따라 표면적으로는 양현석 대표가 YG 경영에 관여하기 어려워졌다. YG의 후임 대표이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양현석 대표의 측근이 후임 대표로 선임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분 구조 때문에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양현석 대표와 그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YG 지분은 19.68%로 최대주주지만 네이버가 YG 지분 8.5%, 상하이 펑잉 경영자문 파트너십회사가 7.54%, 국민연금이 5.06%를 갖고 있어 이들의 결정에 따라 양현석 대표 측근이 아닌 다른 인사가 YG 대표로 취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YG의 외국인 주주 비율이 18%가 넘는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 3월 YG 주주총회에서는 양민석 대표의 재선임이 결정됐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YG 사외이사 선임에는 반대했지만 양민석 대표의 재선임은 찬성했다. 하지만 최근 YG 관련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번에는 국민연금이 어떤 의사를 보일지 장담하기 어렵다. 한편, YG 측은 “이사회 및 임시주주총회 등을 개최해 신임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며 확정되면 공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