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최된 농업경영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양평군의회 박현일 의원이 ‘양평 친환경쌀산업육성 및 해외시장 확대’ 보조사업이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향토산업육성사업 보조금으로 설치한 시설물의 목적 외 타 용도 사용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양평군의회(의장 이정우) 박현일 의원은 17일 개최된 농업경영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양평 친환경쌀산업육성 및 해외시장 확대’ 보조사업이 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평 친환경쌀산업육성 및 해외시장 확대’ 사업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30억원의 사업비로 (사)양평친환경쌀사업단이 추진하는 민간경상보조 15억원(국비 100%)과 3개 농업회사법인이 참여하는 민간자본보조 15억원(국비 50%, 군비 10%, 자부담 40%)으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다.
민간경상보조 15억원(국비 100%)은 4년간 해외 박람회 참가 및 제품개발, 홍보, 마케팅, 컨설팅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민간자본보조금 15억은 R회사 8억원(쌀과자), P회사 4억원(즉석죽), S회사 3억원(누룽지, 쌀빵) 등 관내 3곳의 농업회사법인의 생산기반구축에 투입됐다.
박현일 의원은 이 중 4억원의 사업비로 즉석죽 생산기반구축을 위한 시설을 한 S회사가 목적사업과 동떨어진 수입산 로니 분말 가공사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현일 의원은 이날 행감 질의에서 “지원받은 단체 중 동남아시아에서 노니를 수입해 재가공해 수출한 사례가 있느냐”고 농업경영과장에게 물었다.
박 의원의 지적은 즉석죽 생산기반구축 보조금으로 설치한 분쇄시설을 양평 쌀이 아닌 수입산 노니를 분쇄하여 가공, 판매했다면 이는 ‘양평 친환경쌀산업육성’이라는 보조사업과는 동떨어진 사업이라는 것.
실제로 이 회사는 인터넷쇼핑몰에서 동남아산 노니를 이용한 노니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답변에 나선 농업경영과장은 “농산물을 종합 가공하는 모 업체가 향토산업육성사업에 함께 참여했는데 이 업체에 2,000만원 상당의 쌀 분쇄기를 지원해줬다”면서, “그러나 이 업체가 가공 공장을 활용하기 위해 저희가 지원해 준 쌀 분쇄기가 아닌 노니를 가공하는 장비를 별도 구입해 운영을 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양평군의회는 17일 행감특위를 개최하고, 농업기술센터 농업경영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그러자 박현일 의원은 “나중에 확인해 보면 알겠지만 혹시라도 이런 부분들이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철 성분이 함유된 노니 제품이 최근 언론에서 거론되고, 또 과거 양평에서 농민들의 투자로 만들어진 농협에서 수입산 바나나를 팔고, 중국산 콩을 이용한 콩나물을 팔다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친환경쌀산업육성 민간자본보조금이라는 목적사업의 본래 기능성을 잃어버리면 안된다”면서 철저한 관리 감독을 당부했다.
지평면 주민 이 모(52)씨는 “쌀 분쇄기와 함께 노니만을 가공한다는 분쇄기가 결국 한 공간에 있는 게 아니냐”면서 “보조사업 목적에 맞지 않거나 보조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보조금 반납 조치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처럼 박현일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양평 친환경쌀산업육성 사업의 민간자본보조사업뿐만 아니라 15억원에 달하는 민간경상보조사업 보조금이 본래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용했는지 여부에 대해 양평군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P회사는 2017년 문제가 된 다목적분쇄기(1,997만원)를 비롯 동아스팀보일러(1,100만원), x-ray이물검출기(4,600만원), 젯트프린터(913만원), 자동중량검출기(1,550만원), 에어컴프레셔(1,375만원), 삼면포장기(858만원), 레토르트 살균기(1억303만원), 스팀고정식교반솥(1,139만원) 등 28개 품목을 민간자본보조금을 이용 구입했다.
2018년에도 진동스크린(858만원), 파쇄기(242만원), 벨트컨베어(2,80만원), 분말충전기(4,675만원), 용기포장기(1,265만원), 진공포장기(880만원) 등 6개 품목을 구입하는 등 2년에 걸쳐 총 34개 품목 4억원의 설비를 민간자본보조금을 이용해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총 설비구입비 4억원 중 60%인 2억4,000만원을 국비와 군비로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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