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우주시대가 활짝 열린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와 관련, 일본 경제전문지 ‘닛케이트렌디’는 “다가올 우주시대의 식문화를 일본이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일례로 “몇몇 기업들은 달에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착수 중이며,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만들어냈다”고 한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45년 달에는 탐사기지 외에도 호텔 같은 건축물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간 우주여행이 본격화되면 1000명 정도가 달에 이주하는 등 ‘경제권’이 형성되고, 그즈음 달 방문객은 1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기존 우주식 개념을 통째로 뒤집은 ‘우주푸드 X’ 프로젝트의 월면 디너 메뉴. 사진=일본비즈니스프레스
여행의 묘미 중 하나가 ‘먹는 즐거움’이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우주여행. 거액을 투자했건만, 동결건조 식품으로 단출히 끼니를 때워야 한다면 왠지 섭섭하다. 달에서 ‘지구돋이’를 바라보며 직접 조달한 식재료로 만찬을 즐길 순 없을까. 이러한 과제를 풀기 위한 연구가 한창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다.
먼저 도쿄의 스타트업인 ‘인테그리컬처’는 배양육 생산 연구로 유명하다. 배양육이란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떼어낸 뒤 이를 배양해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시험관 고기라 할 수 있다. 동물을 도축할 필요 없이, 야채를 수경 재배하듯 고기를 배양액에서 생산해낸다.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나올 법한 일이다. ‘닛케이트렌디’에 의하면 “획기적인 이 발상은 의외로 오래전부터 세간에 거론됐다”고 한다. 배양 기술 자체도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걸림돌은 생산비용이다.
예를 들어 2013년 네덜란드의 한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 패티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햄버거 패티는 1개당 생산비가 무려 25만 유로(약 3억 20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값이 이렇게 비싼 이유는 배양액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인테그리컬처는 자체 개발한 혈청생산 시스템을 통해 배양액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하뉴 유키 사장은 “종전의 배양액은 1ℓ에 10만 엔(약 108만 원) 정도였으나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사용하면 원가는 1만 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식감이 단순한 ‘배양 푸아그라’가 가장 빨리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이미 사내에서 시식회도 가졌다. 겉보기엔 영락없이 푸아그라였지만, 실은 닭의 간세포를 배양해 만든 요리였다. 하뉴 사장은 “2021년경 배양 푸아그라를 레스토랑에 시험 제공하고, 2023년부터는 일반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종 목표는 붉은 살코기와 기름기의 비율을 자유자재로 혼합할 수 있는 ‘배양 소고기’를 채산에 맞추는 일이다.
일본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 아래,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우주푸드 X’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달과 화성에서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벤처기업, 대학교, 연구기관 등 30개 이상의 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배양 푸아그라. 인터그리컬처는 2023년경 일반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주식이라고 하면, 지구에서 조리한 식품을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때문에 중량을 줄이고 장기보존이 가능하도록 동결건조를 하거나 레토르트 팩에 넣은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 달에 거주할 1000명 규모의 식량을 지구로부터 공급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편도 250일이 걸리는’ 화성까지 식량을 운반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나아가 우주 체류기간이 늘어나고 우주여행이 본격화될 경우 신선식품은 필수. 먹는 즐거움 또한 포기할 수는 없다. 일본이 우주 식량 창출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프로젝트 발표회에서는 2040년을 상정한 ‘월면(月面) 디너’ 메뉴가 공개됐다. 인공배양한 소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3D 푸드프린터로 만든 세포배양 참치스시, 식물공장에서 재배한 싱싱한 야채샐러드, 유글레나로 만든 그린스프 등등 최신 기술이 어우러진 풀코스 요리였다. 기존의 우주식 개념을 통째로 뒤집었다고 할 만하다. 실제로 요리를 먹어본 우주비행사 무카이 치아키는 “간이 알맞아 맛있었다”며 “달에서 작물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 지구에 선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지구 식량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우주식품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지구 식품업계 비즈니스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닛케이트렌디’는 “프로젝트에 닛신식품홀딩스, 하우스식품 등의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식 기술을 응용한, 완전히 새로운 식품이 지구에서 판매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우주산업 시장의 규모는 2045년 수천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와 민간기업의 연구개발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2023년 일본인 억만장자, 미국 로켓 타고 달투어 도전! 올해로 인류가 달 착륙에 성공한 지 50주년을 맞는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또다시 달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단순히 달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달에 영구적으로 사람이 머무르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미국은 달 표면에 우주비행사의 주거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일본도 협력국가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2024년까지 인류 최초의 달궤도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2033년엔 화성에도 사람을 보낸다”는 구체적인 방침도 세웠다. 달 여행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미국 민간 우주탐사업체인 스페이스X는 2023년 독자 개발한 로켓을 이용해 사상 첫 ‘달 관광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의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가 주인공으로 선정돼 민간인 최초로 달 여행에 도전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달 여행 왕복거리는 약 76만 4000km. 소요시간은 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