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2018년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태광 이호진 회장이 간암치료를 이유로 병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술담배를 하는 것이 목격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이중근 회장도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정치인 초대 행사를 개최하는 등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재확인됐다”며 “법원과 법무부는 이중근 회장의 보석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필요하다면 재수감을 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중근 회장은 2018년 2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입찰방해,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후 지금까지 실제 수감된 일수는 161일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채이배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이중근 회장의 2018년 7월과 11월 보석 결정문’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심 판결 이후의 보석 조건이 구속기소 때보다도 완화된 조건이어서 이중근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후에 오히려 더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의 보석 결정문을 살펴보면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검찰에 구속 기소된 후 5개월 만인 7월 18일에 주거를 자택으로 제한했다. 공판기일에 출석하거나 병원에 출입하는 것 이외의 외출은 일체 금지하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받았다. 같은 해 11월 이 회장은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이 되지 않아 기존 보석을 이어갔다. 1심 재판부가 판결 15일 후 이 회장의 기존 보석을 3일 이상 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경우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도록 하는 완화된 조건으로 변경해주었다.
이에 대해 채이배 의원은 “납득하기 어려운 보석 결정과 김능환 전 대법관을 포함한 호화 변호인단 구성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믿어야 할지 의문”이라며 “현행법상 보석조건 등을 결정할 때 판사의 재량에 맡겨진 부분이 상당하다보니 재판부의 형평성과 공정성에 대해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를 수령하는 것을 금지하고, 공직퇴임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이 형사사건인 경우 인신구속과 관련한 진행상황을 보고하게 해 보석 장사와 형량 장사 등을 하지 못하도록 전관예우를 방지하는 등 변호사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