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3일 열린 ‘트리플티아라’의 마지막 관문 경기도지사배’에서 클리어검이 우승했다. 사진은 2011년 10월 2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5회 경기도지사배. 연합뉴스
코리안오크스에서 8마신 차 압승을 거둬 인기 1위를 기록했던 딥마인드는 막판 뒷심부족으로 5위에 그치며 실망스런 경주력을 보이고 말았다.
모든 마필들이 무난한 출발을 보인 가운데, 초반 선행은 딥마인드가 나섰다. 바로 뒤에서 다이아로드가 따랐고, 그 뒤에 레인, 맘마로마, 아마존여걸이 자리 잡았다. 우승마 클리어검은 중위권에서 차분하게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건너편 직선주로부터 4코너에 접어들 때까지 변함없이 이어졌다. 경주거리가 2000m인 점을 염두에 둔 듯 어느 한 마필도 중반에 모험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결승선에서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앞서가던 딥마인드의 걸음이 현격히 무뎌지며 뒤로 처진 사이, 중위권에서 힘을 안배하던 문세영의 클리어검이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입전개 이후 끈기로 버티던 다이아로드를 결국 반 마신 차로 따돌리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우승을 차지한 클리어검은 개인적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마필이다. 데뷔전부터 모든 경주를 꼼꼼히 분석해본 결과 이번 경주에서 우승은 예측하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싸웠던 상대가 강하지 않았고, 뛰어난 경주력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내린 결론은 능력 급상승과 문세영의 기승술이 합쳐진 결과라고 본다.
결승선 통과 시에 역전을 허용하며 2위에 그친 다이아로드는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데뷔전부터 3전 전승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강자들과의 첫 대결이었고, 또한 장거리 2000m 첫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딥마인드 때문에 선행에 실패하고도 반 마신 차로 2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기대를 모았던 딥마인드는 원정경주라는 부담은 있었지만 선행을 편하게 나서고도 막판에 현격히 무너져 개인적으로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컨디션이 매우 좋지 못해 필자가 예상에서 아예 제외했던 대완마는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으로 꼴찌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