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는 ‘삼평동 641번지’의 매각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기업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성남시
[일요신문] 성남시가 지난 10년간 미뤄졌던 ‘삼평동 641번지’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당 부지는 2008년 토지 조성 당시부터 제 기능을 못한 채 방치되다 현재는 임시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부지 매각 사안은 2015년 도시계획 변경 후에도 4년 이상 준비해왔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와 일부 시민의 오해로 미뤄져 왔다. 최근에는 삼평동 부지 매각을 포함한 ‘제3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처리를 두고 물리적 충돌 사태까지 빚는 가운데 결국 이번 회기에도 처리를 보류했다.
성남시는 더욱 다급해졌다. 자칫 매각 적기를 놓칠 경우 시가 구상하고 있는 여러 지역발전 계획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하방곡선을 그리고 있어 매각이 더 늦어질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남시에 따르면,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부지 2만 5719.9㎡(7782평)의 시가는 최소 5650억 원에서 최고 778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팔아 성남시는 판교개발 후 교육청에서 매입을 포기해 10년여간 방치되며 매년 50억 원의 매입이자가 발생하고 있는 삼평·백현·판교동의 학교부지 4만 2038.7m²(1만 2739평)을 LH로부터 매입해 판교구청을 건립하는 등 시민을 위한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판교트램 2호선과 연장노선에 2146억 원, 판교지역에 미착공 중인 주차장 12개소에 1644억 원, 판교테크노공원 지하주차장 330면 건립에 231억 원, ICT 융합 플레닛 건립에 912억 원, e-스포츠전용경기장 건립에 150억 원 등 판교지역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이후 여유 자금이 생기면 위례 업무지구 토지 매입에도 나서 성남의 미래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활용하게 된다.
성남시는 ‘삼평동 641번지’의 매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부지는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어 노른자위 땅이 제기능을 못한채 방치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어 왔다. 사진은 성남시가 매각을 추진 중인 ‘삼평동 641번지’를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사진제공=성남시
특히 성남시는 삼평동 부지를 제한공모를 통해 기업에 매각함으로써 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공공성을 확보한 부지 매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4000여 명의 상주 직원 근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판교 내 유사한 면적의 기업을 기준으로 추정해 보면, 1만 10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와 1조 5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발생이 기대되고 있다.
성남시가 매각을 서두르는 또다른 이유는 삼평·백현·판교동의 학교부지 4만 2038.7m²(1만 2739평)를 LH로부터 하루빨리 매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LH는 판교 개발 당시 해당 부지를 성남시에 조성원가로 판매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미뤄져 오며 2015년부터 4차례 독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성남시에 매각하는 대신 자체 사업 추진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기회비용 상실은 물론 당장의 금전적 손해가 상당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삼평동 641번지를 공개모집을 통해 최고의 조건에 판매하고, 그 재원으로 LH에서 학교부지를 조성원가에 매입하게 되면, 당장의 성남시 자산증가가 수천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성남특례시 실현,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스마트 산업 중심 도시로의 도약 등 우리 성남시의 발전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될 마중물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2020년 7월 시행되는 공원일몰제로 사라지는 공원을 지키기 위해 2400억 원의 지방채 발행안을 이번 의회에 상정해 공영주차장, 판교트램 등을 건설하기 위한 추가 지방채 발행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삼평동 부지를 매각하는 방법 외에 재원 마련 방법이 없다”며 “따라서, 매각이 늦어지게 되면 LH로부터 부지를 매입해 문화복지공간과 대체청사 부지로 활용하려는 계획은 다 무산되고 인근 기반시설은 더욱 취약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기업유치도, 유휴부지 매입도 둘 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매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성남시는 ‘삼평동 641번지’ 매각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특정 기업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단호한 입장이다. 매각 방식에 대해 성남시는 제한공모 방식을 통해 최상의 조건을 제시한 기업에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지난 5월 30일에 가진 ‘삼평동 641번지’ 매각 관련 시정 브리핑 모습. 사진제공=성남시
매각을 반대하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판교구청 예정 부지였던 ‘삼평동 641번지’의 매각 후 판교분구에 대비한 대책에 대해 이 관계자는 “판교 분구에 대비해서 삼평동 이황초등학교 부지를 대체청사 부지로 도시계획을 변경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임시로 문화∙체육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라며 “일각에서는 구청 부지로 너무 협소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현재 타구의 청사와 비교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성남시가 대체 구청부지로 예정 중인 면적은 1만 2150.0m²(3682평)으로 현재 2만 6132.7m²(7919평)인 분당구청사를 제외하면 수정구청사 8738.4m²(2648평), 중원구청사 5296.5m²(1605평)에 비해 작지 않은 면적이다.
관계자는 “분당구청에 비해 작다고 느낄 수 있지만 분당구청은 지하주차장이 없어 지상에 주차장을 조성해 면적이 넓은 것이다”라며 “판교구청의 경우 근린상업(7만 2914㎡, 용적률 600%, 층수 5층 이하) 지역으로 용도변경 시 도서관, 문화시설 등 복합청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되며 80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한 삼평동 부지가 사라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차대란 우려에 대해서는 “토지매입 후 설계가 끝나고 약 2~3년 정도의 공사 기간 동안 주차공간 확보가 필요한데 인근에 판교수질복원 센터 250면의 임시주차장을 조성하고, 판교테크노파크공원에 지하주차장을 건립해 건립 기간 동안 임시주차장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인근 교회와 성당, 아파트, 기업체와 연계한 공유주차장 운영 등을 통해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부족할 경우 매입하는 3개 학교 문화공간 일부를 임시주차장으로 공사기간 동안만 활용하도록 하겠다”며 “공사 후에는 유치하는 기업과 협약을 통해 지하주차장 1~2개 층을 시민에게 개방하도록 하면 주차문제는 해결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성남시는 ‘삼평동 641번지’에 기업을 유치해 1만 1000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와 1조 5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삼평동 641번지 첨단기업 유치에 따른 판교지역 현황도’. 사진제공=성남시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특정기업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음해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관계자는 “일각에서 파기를 주장하는 모 기업과의 MOU는 이미 수차례 밝힌 바와 같이 법적인 구속력이 없으며 협약서 제5조 1항에도 ‘본 양해각서는 법적구속력이 없다’라고 명시해 분쟁의 소지가 없다”며 “더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공모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니 특정 기업과의 유착 의혹은 명백한 허위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양해각서는 상호 동의 또는 상대방의 해지사유 발생시 해지통보 등의 절차로 해지 가능하며, 협약의 성격상 법적인 간섭이나 보호보다 당사자 간 합의가 존중돼어야 한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사례가 있다”며 “따라서 본 협약은 당사자 간 정식 계약 체결 시 효력만료 또는 그 밖에 타 기업과의 계약 등 상호 협력이 어려운 사유 발생 시 협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을 명시하였기 때문에 공유재산 매각을 위한 적법한 행정절차 이행 시 본 협약에 구속되지 않고 특별한 절차 없이 효력이 소멸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의 일방적인 파기(해지) 요구보다는 적법한 행정절차 이행을 통해 상호 간의 협정을 존중하며 효력이 자연스럽게 소멸 되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시행사의 투기 목적으로서의 활용 용도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공개입찰이 아닌 제한공모 방식을 거칠 것이다”라며 “이후 감정평가 이상 최상의 조건을 제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제안서 평가위원회에서 심의하여 계약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해 공정하고 투명하면서도 성남시의 이익을 극대화 할수 있는 방안으로의 매각 추진을 약속했다.
주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각 동에서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그동안 꾸준히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고 그 결과가 반영된 것이 ‘제3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이다”라며 “삼평동 부지 매각 후 LH로부터 3개 부지를 매입해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주민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주민들의 편의와 이익이 극대화 되고, 우리 성남시가 지속가능한 미래지향적 발전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삼평동 부지 매각은 판교는 물론, 성남시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라며 “매각이 지연되면 그 만큼 지역발전도 늦어지게 되고, 최악의 경우 지금 우리에게 찾아온 기회 자체를 놓쳐 후회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반대하시는 분들의 염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분들 역시 우리 성남의 발전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걱정하시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다만, 지금 우리에게 찾아온 기회, 우리에게 당면한 녹록지 못한 현실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성남시는 앞으로의 진행과정 하나하나에서 결코 숨기거나 독단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설득하며 추진해 나갈 것이다”라며 “반대하시는 분들도 성남발전이라는 대의에 동참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삼평동 641번지’ 매각을 둘러싸고 최근 폭력사태까지 빚었던 성남시의회에서 매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남시의 연내 매각 추진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다만, 야당에서는 ‘주민협의 및 합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성남시가 지난 5월 30일, 삼평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개최한 주민설명회 모습. 사진제공=성남시
이제 공은 성남시의회로 넘겨졌다. 이 문제와 관련해 최근 폭력사태까지 초래한 성남시의회는 일단 ‘제3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보류하고 논의를 더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여야 모두 매각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올해 내 매각 승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의회의 한 여당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야당도 매각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매각을 투명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고, 이에 대해 집행부에서 보도자료를 내 설명해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임시회를 소집해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야당 관계자 역시 “현재로서는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각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거쳐야 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주민들과 협의하고, 합의를 도출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해 주민합의를 조건으로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매각 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