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회사돈을 빼돌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일요신문 DB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지와이커머스의 실소유주 이 아무개 씨(62)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나머지 경영진 2명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7년 4월 부품 제조사 KJ프리텍과 IT부품업체 레이젠 등에서 빼돌린 돈으로 지와이커머스를 인수했다. 부족한 금액은 단기 사채를 끌어와 충당했다. 인수합병 이후엔 자신의 처남을 사장으로 앉히는 등 친인척과 지인들을 동원해 회사를 장악했다.
임원진을 교체한 이 씨는 같은해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지와이커머스의 회삿돈 약 500억 원을 페이퍼컴퍼니에 빌려주는 것처럼 가장해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빌린 사채를 갚고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선박과 조선 기자재를 만드는 회사인 H사를 인수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경영권을 독점한 이씨는 스스로 수억 원대 연봉을 책정해 받기도 했다. 또 이 씨와 함께 회사에 들어온 친인척들은 벤츠 마이바흐, BMW, EQ900 리무진 차량 등을 회사 명의로 빌려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법인카드로 유흥업소를 드나든 정황도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지난달 폭력조직 ‘국제PJ파’에 의해 살해당한 사업가 박 아무개 씨(56)에게 투자금을 넘겨줬으나, 이후 박 씨가 H사의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자 고소를 하는 등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다만 박 씨를 납치하고 살해하도록 종용한 점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앞서 2011년에도 고이율의 단기사채를 동원해 같은 수법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수백억 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검찰은 지와이커머스 소액주주들의 고소로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씨가 지와이커머스를 인수하기 전 동일한 수법으로 레이젠과 KJ프리텍도 부실화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 씨가 인수한 뒤 빠져나온 이 두 곳은 각각 상장폐지 되거나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상장폐지 의결된 지와이커머스까지 포함하면 4년 새 회사 세 곳을 망하게 한 것이다.
검찰은 이 씨 일당이 이렇게 끼친 전체 피해액이 1000억 원,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도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씨 등을 상대로 횡령액의 환수를 추진하는 한편 추가 범죄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