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전창진 기술고문은 한 차례 현장 복귀를 시도했지만 KBL이 제동을 건 바 있다. 사진=KBL
[일요신문] 프로농구 전주 KCC 전창진(56) 기술고문이 4년 만에 코트로 돌아올 수 있을까. KBL은 6월 28일, 전창진 기술고문의 감독 등록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7월 1일 재정위원회를 연다고 밝혔다.
전 고문은 2015년 5월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 기술고문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그해 8월 안양 KGC 인삼공사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고, KBL은 당시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며 농구계의 명예실추와 막대한 불이익을 초래한 점, 재임기간 중 다수의 불성실한 경기 운영을 포함해 KBL 규칙 위반 및 질서 문란 행위로 개인 최다 벌금을 납부한 점,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사회적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주변 관리 및 행위’를 징계 이유로 삼고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전 고문은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 조작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수백만 원의 판돈을 걸고 지인들과 함께 이른바 ‘바둑이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부분이다. 당초 검찰은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전 고문이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으로 이어졌다. 1심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이를 깨고 100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전 고문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대법원은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며 사건을 돌려 보냈다. 결국 파기환송심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8-1부는 ‘원심 판결 중 2015년 1월 14일 도박 혐의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KCC는 지난 해 2심 재판에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은 전 고문을 수석코치로 앉히려 했다가 KBL로부터 ‘징계 철회 요구 불허’라는 결과를 통보 받은 일이 있었다. 당시 조승연 KBL 재정위원장은 “범죄적 상황을 고려, 향후 리그의 안정성과 발전성, 팬들의 반응까지 고려해 내린 결과다. 오랜 찬반토론을 통해 정해진 결과이며 심의 결과는 다시 한 번 불허됐음을 알린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복귀가 무산된 그는 지난 2018-2019 시즌 ‘기술고문’ 타이틀을 달고 경기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CC 경기에 나타난 전창진 기술고문. 사진=KBL
하지만 이제 전 고문을 둘러싼 범죄적 상황은 모두 무죄,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났다. KBL의 주장대로라면 전 고문이 현장으로 돌아오는 걸 막을 만한 이유와 명분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KCC는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감독 자리를 비워 놓은 상태다. 4월 까지만 해도 외국인 지도자 중에서 후임 감독을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 고문의 재판이 급물살을 타면서 재판 결과를 기다렸다는 후문이다.
프로팀을 이끄는 A 감독은 전 고문의 현장 복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농구 지도로 명장 소리를 들은 감독이다. 그동안 현장을 떠나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길고 긴 재판을 통해 무죄 판정을 받았는데 그동안 전 감독의 잃어버린 시간들은 누가 보상해 주나. 여전히 전 감독을 보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가 복귀할 경우 진심으로 환영해주고 싶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