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명예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시가는 롯데지주(3.2%) 1500억 원, 롯데제과(4.48%) 500억 원, 롯데칠성(2.44%) 350억 원, 롯데쇼핑(0.93%) 430억 원 등이다. 비상장인 롯데물산 지분(6.87%)까지 합치면 3000억 원이 조금 넘는 규모다. 절반가량은 상속세를 내야 하니 현금가치로는 1500억 원 미만이다.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빈 회장 등과 분할 상속 받는다면 액수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그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준필 기자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7년 2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쇼핑 지분의 일부인 173만 883주(3900억 원)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고, 같은 해 9월에는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보유 지분의 97%를 매각해 7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최대 1500억 원을 보탠다 해도 시가총액 4조 6000억 원 상당의 롯데지주 지분 18%를 확보할 정도의 액수다. 신동빈 회장(11.62%)과 일본롯데계열(16.68%)을 넘어설 수는 없다. 롯데지주는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발행주식의 75%에 달해 대규모 지분 매집도 어렵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신 명예회장 재산을 두고 다시 신 전 부회장과 다툼을 벌이는 것을 피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에 영향을 줄 지분도 아닌데 형제 갈등에 따른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적어서다.
신 명예회장 지분율이 대부분 5% 미만이라는 점에서 공익법인 등에 증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분율 5% 미만 증여는 세부담이 없다. 롯데그룹 계열 장학재단이 유력하지만, 현재 신 명예회장의 후견인인 ‘사단법인 선’도 비영리법인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대표자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