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콘텐츠 유통과 확산에서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는 가운데 이젠 각 분야에서 ‘톱’의 위치에 오른 이들까지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대중과 소통하는 가장 확실한 창구로서의 역할이 인정받은 결과다. 유튜브로 스스로 향한 스타들은 그동안 유지한 ‘신비주의’도 내려놓는다. 이름값은 즉각적이다. 그간 보인 적 없는 모습과 정보 제공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 강동원, 1년여 공백 딛고 유튜브 시작
연기자 신세경이나 아이돌 백현, 강민경처럼 인기 연예인 가운데 1~2년 전부터 유튜브에 자신의 채널을 개설해 대중과 실시간 소통을 이룬 이들은 여럿이다. 대부분 20대 연예인으로 이뤄졌던 ‘스타 유튜버’의 진용이 최근 연령대 확대를 이루면서 50~60대까지 확대된 상황.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유튜브의 세계로 들어서지 않는 ‘부류’가 있다. 드러내는 일보다 감추는 일에 더 익숙해 굳이 유튜브를 할 이유가 없는 톱스타들이다. 배우 강동원도 그 중 한 명이다.
강동원은 데뷔 이후 20년 가까이 신비주의 행보를 걸어온 대표적인 연기자다. 좀처럼 일상의 모습을 드러낸 적 없는 데다 그 흔한 SNS 활동도 하지 않는다. 몇 년 사이 영화 참여 횟수를 늘리면서 관객과 자주 만나고 있지만 역시 최근의 일이다. 그런 강동원이 뜻밖에도 유튜브의 브이로그를 활용해 5월 말 ‘강동원&친구들, Viva L.A Vida’를 시작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시도한 일상 공개다.
강동원이 유튜브 브이로그를 활용해 시작한 ‘강동원&친구들, Viva L.A Vida’ 방송 화면 캡처.
강동원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설명을 듣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지난해 4월 할리우드 영화 ‘쓰나미LA’ 준비를 위해 미국 LA로 향한 그는 7월 개봉한 영화 ‘인랑’의 홍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잠깐 귀국했을 뿐 이후로도 1년 넘게 현지에 체류하고 있다. 1년에 주연 영화를 한 편씩 공개하는 일정으로 연기활동을 벌이던 그의 해외 체류 기간이 길어지자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빠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유튜브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동원은 유튜브를 통해 직접 기타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현재 머물고 있는 LA 해변에서의 일상을 보인다. 연기자 배정남, 패션디자이너 세이신 등 강동원과 10년 넘도록 교류하고 있는 ‘절친’도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다. 영화 개봉 때마다 치르는 인터뷰 등에서는 미처 털어놓지 못하는 솔직한 속내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가능하다.
최근인 7월 6일 공개한 영상에서 강동원은 “한국영화를 안 찍으면 한국 관객이 서운해 하거나 나를 잊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를 간접적으로나마 내비친 셈이다. 이어 그는 “내가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넓혀 한국에서도 더 큰 영화를 찍고 싶은 생각이 컸다. 할리우드에서 인지도를 키운다면 한국영화 예산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 이름값 한 백종원 ‘유튜브 접수’
강동원만큼이나 유튜브에 등장한 ‘뜻밖의 인물’은 외식사업가 백종원이다. SBS ‘골목식당’과 tvN ‘고교급식왕’ 등을 진행하면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한 그가 인기를 몰아 유튜브로 향해 6월 11일 ‘백종원의 요리비책’을 론칭했다. 시작부터 어김없이 또 다른 화제가 이어진다. 방송 출연은 물론 본인이 운영하는 외식 사업 일로도 바쁜 백종원이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했다. 워낙 다양한 음식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다양한 요리법이 통용되는 상황 속에 “(악의적으로) 사칭되는 경우도 많아 직접 나섰다”고 이유를 밝혔다.
‘백종원의 요리비책’의 콘셉트는 단순하다. 백종원이 소개하고 싶고,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법을 공개해 대중과 공유하는 내용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채널 개설 4일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미 200만 명도 넘어섰다. 덕분에 채널 영향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최근 벌어진 ‘양파 화제’다.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 방송 화면 캡처.
최근 정부가 양파가격 폭락에 따른 농가 문제를 우려하면서 소비촉진을 구상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백종원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양파 요리를 연이어 소개하고 있다. 아예 ‘양파 농가를 응원합니다. 만능 양파볶음 대작전’라는 제목의 시리즈를 게재하면서 양파 보관법부터 양파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양파덮밥, 양파스프 등도 공개하고 있다. 그가 유튜브를 통해 양파 요리는 공개하면 그 즉시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에 해당 요리법이 오른다. 즉각적인 대중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방송가에서는 최근 유튜브로 향한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1년간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이끈 그는 1년 넘는 공백 동안 여러 기획을 시도한 끝에 유튜브를 활용한 실험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직 지상파 PD가 새로운 플랫폼인 유튜브를 활용해 새로운 기획을 시도한다는 사실이 만드는 ‘상징성’도 상당하다.
김태호 PD는 6월 중순 유튜브에 ‘놀면 뭐하니?’라는 채널을 개설하고 유재석부터 조세호, 유노윤호 등 인기 연예인들의 일상을 릴레이 형식으로 담았다. ‘무한도전’을 끝내고 어떤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할지 방송가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던 스타 연출자인 만큼 그의 행보는 궁금증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MBC는 최근 ‘놀면 뭐하니?’의 7월 27일 방송 편성을 확정했다. 유튜브로 먼저 그 형식을 공개한 뒤 지상파 채널에 정규 편성을 확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정착이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