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김성준 전 SBS 앵커. 사진=SBS 제공
9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께 지하철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김 전 앵커가 여성의 뒤를 따라가 휴대전화로 신체 부위를 촬영하는 것은 주변의 시민들에 의해 목격됐다. 시민들이 피해 여성에게 몰래 사진이 찍혔다는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한 뒤 김 전 앵커를 뒤쫓았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앵커는 경찰과 시민들을 피해 지하철역 출구까지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당시 수색 중이던 경찰이 김 전 앵커를 2번 출구 쪽에서 발견하고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김 전 앵커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단계에서 김 전 앵커는 범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휴대전화에서 불법 촬영으로 의심되는 피해 여성의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되면서 결국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전 앵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 또 다른 사진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파문이 확산되면서 김 전 앵커는 8일 오전 SBS에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사측은 사표를 즉시 수리했다. 김 전 앵커가 진행을 맡고 있던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역시 전격 폐지됐다.
한편, 김 전 앵커는 8일 오후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하는 감성준 전 앵커의 사과문 전문.
김성준입니다.
물의를 빚어서 죄송합니다.
먼저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 분과 가족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립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셨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지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립니다.
제 가족과 주변 친지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제가 직접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습니다. 참회하면서 살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