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오른쪽 세 번째) 전북대 총장이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라 불거진 교수들의 비위사건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일요신문=전주] 전광훈 기자 = 최근 소속 교수들의 ▲여교수 성추행 ▲음주 사고 ▲논문 자녀 등재 ▲사기 및 강요 등 잇따른 비위 행위로 거점 국립대 위상에 큰 타격을 입은 전북대학교 김동원 총장이 끝내 고개를 숙였다.
특히, 총장 선거 과정중 경찰 개입도 의혹이 불거져 현재도 내홍을 겪고 있는 전북대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가 노록치 않은 상황이다.
김동원 총장은 9일 오후 2시 학내 진수당 회의실에서 부총장 등 보직 교수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학내 구성원과 도민을 향한 사과의 뜻과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교수들의 비위 행위가 잇따라 발생해 큰 심려를 끼쳤다”며 “대학 책임자로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한 뒤, 재발방지책으로 ▲인권센터 독립기구 설치 ▲전문상담원 배치 및 성범죄 처리 강화 ▲피해자 보호 매뉴얼 정비 ▲연구 윤리 자체 감사 기능 강화 ▲가해자와 피해자의 조기 분리 ▲성폭력ㆍ성희롱 방지 교육 확대 등을 내놨다.
김 총장은 “관행과 적폐로부터 대학 제도와 규정을 새롭게 정비하는 일은 총장 혼자 의지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며 구성원들의 참여를 당부한 뒤 “교수 징계는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등 위법 사실 결과에 따라 처리해야 하기에 행정적으로 선행 조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교수 윤리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추가피해가 예상되면 직위해제 등 선행조치를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끝으로 “전북대는 거점 국립대로써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성과 공공성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며 “우리 대학이 처한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다 같이 노력한다면 알찬 대학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학 차원의 강도 높은 처벌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앞서 김동원 총장이 밝힌 바와 같이 교수 징계에 대한 까다로운 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징계 처분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검찰의 ‘공무원범죄 처분 결과’를 대학에 통보하고, 이를 근거로 대학이 징계위원회를 연다. 다만, 사안이 명확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어 있어, 타툼(성추행 건)의 여지가 있는 사건의 경우 실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이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징계 처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비위 행위가 적발된 교수 대부분이 자신이 받고 있는 혐의 사실을 부인하기 때문에 재판까지 가는 경우가 대분이며, 여기에 소청심사위원회를 통해 구제 청구를 하는 게 관행처럼 자리하고 있어 징계까지 가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은 사법 당국의 위법 사실 결과에 따라 대학이 비위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아야하는 구조로, 실제 대학 차원의 행정적 선행 조치는 한계가 따른다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향후 거점국립대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한 전북대학교의 실효성에 무게 둔 비위 근절 및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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