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의 채무 문제에 휘말린 배우 김혜수가 공식입장을 내고 그간의 사정을 밝혔다. 사진=박정훈 기자
10일 오후 김혜수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박성철 변호사는 공식입장을 통해 “이미 법원으로부터 변제의 책임 의무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라며 이 사건이 이미 오래 전 관계가 끊어진 모친이 단독으로 일으킨 문제라는 점을 주장했다.
앞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김혜수의 모친이 2011년부터 사업을 이유로 지인들에게 총 13억 5000만 원 상당의 돈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피해를 주장하는 측 가운데는 국회 상임위원장을 지낸 현직 여당 국회의원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들은 “김혜수의 이름을 믿고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선 김혜수의 모친 역시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이 김혜수에게 법적 또는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성철 변호사는 “김혜수의 모친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많은 금전 문제를 일으켰다”며 “김혜수는 (이번) 모친 일과 관련해 전혀 알지 못했고, 관여한 바도 없다. 어떤 이익을 얻은 바가 없음에도 모친을 대신해 변제 책임을 떠안아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수와 모친은 이미 ‘절연’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김혜수는 2012년 자신의 전 재산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모친의 빚을 부담하면서 모친과 불화를 겪었다”며 “부모의 어려움을 자식이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마음으로 시작됐던 일이지만 일상처럼 반복되고 상식 수준을 넘어서면서 끝내 모친과 화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앞으로 모친과 금전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굳은 약속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모친과 관계를 끊게 됐다. 물론 이후에도 과거 발생했던 모친의 금전 문제를 오랜 시간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 역시 김혜수의 모친이 가족과 아무런 상의나 협의를 하지 않고 또 다시 같은 문제를 저지른 것이라는 게 김혜수 측의 주장이다. 박 변호사는 “8년 가까이 연락이 끊긴 어머니가 혼자 행한 일들을 김혜수가 알 수는 없고 모친이 하는 일에 개입한 사실도 없다”며 “선의로 모친을 도운 분들께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김혜수는 모친과 거래를 했다는 분들로부터 문제되는 거래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고지도 받지 못했다. 일면식도 없던 분들로부터 오로지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요받은 적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무조건 책임을 떠안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오래 견디며 김혜수가 얻은 결론이다”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 모친의 채무를 변제할 의사나 책임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김혜수가 모친의 일로 인해 소송을 당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박 변호사는 “당시 김혜수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기도 했다”며 “문제의 책임은 김혜수가 아닌 어머니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김혜수는 이번 일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마지막까지 합당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향후 본인의 명의를 도용하여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하는 김혜수 측 공식입장 전문.
1. 배우 김혜수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 지평 박성철 변호사입니다. 김혜수의 어머니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2. 먼저 김혜수는 가족의 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에 무엇보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3. 김혜수의 어머니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많은 금전문제를 일으켜 왔습니다. 어머니가 벌인 일과 관련하여, 김혜수는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데도 어머니를 대신해 변제책임을 떠안아 왔습니다.
4. 2012년경, 김혜수는 당시 전 재산으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어머니 빚을 다시 부담하면서 어머니와 커다란 불화를 겪었습니다. 부모의 어려움을 자식이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마음으로 시작됐던 일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상식 수준을 넘어서면서 끝내 화해하지 못했습니다. 김혜수 개인의 고통을 넘어 본인의 어머니로 인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에서 앞으로는 금전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굳은 약속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와 관계까지 끊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과거에 이미 발생했던 어머니의 금전문제를 오랜 시간 해결했습니다.
5. 김혜수와 연락을 단절한 어머니가 가족과 아무런 상의나 협의 없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8년 가까이 연락이 끊긴 어머니가 혼자 행한 일들을 김혜수가 알 수는 없습니다. 어머니가 하는 일에 개입한 사실도 없습니다.
선의로 어머니를 도운 분들께는 매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김혜수는 어머니와 거래를 했다는 분들로부터 문제되는 거래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고지도 받지 못했습니다. 일면식도 없던 분들로부터 오로지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요받은 적이 있을 뿐입니다.
6. 문제의 원인은 김혜수의 어머니가 독자적으로 벌이는 채무 관련 일에 있으므로 그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김혜수는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어머니에게 약속을 받고 왕래마저 끊었음에도 결국 통제할 수는 없었습니다. 부모라는 이유로 사전에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어떤 제도적 장치나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또한 없었습니다.
7. 김혜수는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유명인 이전에 자식이라는 이유로 어머니를 대신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하지만 자식이라는 이유로 부모가 벌이는 부당한 의도의 일에 대해 무조건 책임을 지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는 도저히 어머니를 제어할 수 없었고, 본인의 어머니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멈출 수 없었습니다. 무조건 책임을 떠안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오래 견디며 김혜수가 얻은 결론입니다.
8. 문제의 책임은 김혜수가 아닌 당사자인 어머니에게 있습니다. 그 책임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끝까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어머니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금도 알 수 없었던 김혜수가 어머니를 대신하여 법적 책임을 질 근거는 없다고 확인됩니다. 어머니가 한 일 때문에 소송을 당하기도 했으나 김혜수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9. 이미 수년간 어머니와 연관된 일들로 끊이지 않는 고통을 받아온 김혜수의 개인사가 허위사실과 뒤섞여 유포되지 않도록 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위법한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에 대해서는 부득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양해의 말씀도 드립니다.
10. 김혜수는 이번 일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고 법적 검토를 거쳐 마지막까지 합당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향후 본인의 명의를 도용하여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어머니 문제로 불편한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