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은 다소 무리가 오더라도 참고 일하는 장기다. 위장이 ‘비명’을 지르기 전에 나쁜 습관들을 고쳐보자.
[위장 건강도 체크리스트] □1. 다른 사람보다 밥을 빨리 먹는다 □2. 기름진 음식, 육류, 유제품을 좋아한다 □3. 바빠서 화장실 갈 틈을 놓치곤 한다 □4. 커피나 홍차를 자주 마신다 □5.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6. 일하는 도중 단것을 자주 먹는다 □7. 본인 혹은 동거하는 가족이 흡연자다 □8. 술을 평균 하루 2홉 이상 마신다 <알코올량 참고> 정종 2홉=맥주 2병=위스키더블 2잔=와인 2잔=소주 반병 □9. 혈액형이 A형 또는 O형이다 □10. 혈액순환제, 진통제, 해열진통제를 자주 복용한다 □11. 복부지방이 신경 쓰인다 □12.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일할 때가 많다 □13. 변비가 지속되다가 설사를 하기도 한다 □14.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 □15. 최근 내시경검사를 3년 이상 받지 않았다 [테스트 결과] 10개 이상……당신의 위장은 비명 지르기 일보 직전! 7개 이상……위장이 인내를 거듭하고 있다 5개 이상……위장 부진 예비군이다 3개 이상……대체로 OK, 보통 수준이다 3개 미만……위장에 좋은 생활습관을 가졌다 |
1. 밥을 빨리 먹는다
위 건강을 지키는 좋은 습관은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이다. 식사할 때 여유를 가지고 먹어야 위장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으면 만복중추가 자극돼 과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연스럽게 위장을 압박하는 내장지방을 줄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2. 기름진 음식, 육류, 유제품을 좋아한다
이들 음식은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특징이 있다. 식도와 위 연결근육을 느슨하게 만들기 때문에 역류가 발생하기 쉽고, 덩달아 ‘역류성식도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기름진 음식은 위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고, 장에서의 소화흡수도 더디다. 우리 몸은 소화흡수에 집중하기 위해 위장 운동을 느리게 하는 호르몬을 방출하는데, 그로 인해 속이 더부룩해진다.
3. 바빠서 화장실 갈 시간이 없다
화장실은 신호가 오면 바로 가는 것이 건강에 좋다. 대장은 ‘연동’이라는 수축운동을 통해 변을 직장으로 밀어낸다. 하루에 3~4회, 특히 아침에 강한 연동이 일어난다. 참지 말고 5분 이내 화장실에 가도록 하자. 반대로 억지로 변을 보는 습관은 치질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
4. 커피나 홍차를 자주 마신다
카페인이 몸에 주는 영향은 개인차가 크다. 연구에 의하면 “아시아인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카페인으로 불쾌한 증상이 일어나기 쉬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위장 상태가 좋지 않거나 왠지 커피가 내키지 않은 날엔 마시지 않는 편이 이롭다. 덧붙여 카페인과 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하므로 배변활동을 둔화시킨다. 변비가 있는 사람은 카페인이 든 음료 대신,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자.
5.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염분을 많이 섭취수록 위암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염분이 지속적으로 위 점막을 자극해 상처를 내고, 이것이 발암 인자의 침투를 쉽게 만든다”는 것이다. 매운 음식의 경우 소량 섭취할 시, 위 점막의 혈액순환을 돕는다. 하지만 자주 먹으면 역효과다. 이 역시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암 발병률을 높인다. 고추나 후추, 생강 등은 향신료로서 소량만 사용하도록 한다.
6. 일하는 도중 단것을 자주 먹는다
치주병을 일으키는 세균은 치아 표면에 달라붙어 있는 당 성분을 영양분으로 삼아 번식한다. 따라서 단 것을 자주 섭취하면 치주질환에 걸리기 쉬워진다. 치주질환이 생길 경우 음식을 잘 씹지 않고 삼키는 일이 많아지며, 결국 위를 혹사시키는 원인이 된다.
7. 자신 혹은 동거하는 가족이 흡연자다
흔히 담배 연기를 마시면 폐로 들어가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식도와 기관지가 꽉 막히지 않은 이상, 식도와 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폐에 도달한 연기가 혈액에 스며들어 전신을 돌기 때문에 췌장암과 간암의 위험성을 높인다. 간접흡연의 유해성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만일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다면 건강을 위해 금연을 권하자.
8. 술을 평균 하루 2홉 이상 마신다
연구 결과 “술을 많이 마시면 구강과 식도, 위장, 대장, 간 등에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령 하루 정종 2홉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식도암 발병 위험이 4.6배나 높았다. 더욱이 알코올 섭취는 장의 탈수현상을 일으켜 전반적으로 장 기능을 떨어지게 만든다.
9. 혈액형이 A형 또는 O형이다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 혈액형별로 어떤 질환에 잘 걸리는지 조사했더니 A형은 위암이 많았고, O의 경우 십이지궤양에 걸리기 쉬웠다. 혈액형을 바꿀 순 없지만, 평소 생활습관에 주의를 기울이면 위암이나 십이지궤양을 예방할 수 있다.
10. 혈액순환제, 진통제, 해열진통제를 자주 복용한다
위궤양, 십이지궤양 같은 소화성궤양의 가장 큰 원인은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진통제 과다복용이다. 진통제는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든든한’ 약이지만, 동시에 위 점막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꼭 필요할 때만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약이 필요한 사람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위에 괜찮은지’ 확인한 후 복용하도록 하자.
11. 복부지방이 신경 쓰인다
복부에 쌓인 지방이 위를 압박하면 역류성식도염이 되며, 장을 압박할 경우 변비가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3~5회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이 설사와 변비, 복통 등의 증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운동은 하루에 30분씩,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12.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일한다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병 위험이 2배 정도 높다”는 데이터가 있다.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는 운동부족이다.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은 의자에서 일어나 2~3분간 서있도록 하자. 또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치질 증상을 악화시킨다. 치질에 시달리고 있다면 가능한 일어나 걷는 것을 권한다.
13. 변비가 지속되다 설사를 한다
만약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난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원인은 대개 스트레스로,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이러한 증상을 악화시킨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정하는 등 생활리듬을 건강하게 바꿔보자.
14.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
건강검진을 해도 이상이 없는데, 위장에 불쾌한 증상이 일어나는 건 ‘심신증(心身症)’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사람들은 요주의다. 속 시원하게 말을 못하는 사람, 혼자 고민을 껴안고 있는 사람, 지나치게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도 위험하다.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는 차곡차곡 쌓이다가 어느 날 갑자기 터질 수 있다. 우선 ‘마음의 피로’를 알아채는 것이 급선무다.
15. 최근 내시경검사를 3년 이상 받지 않았다
대부분의 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하기 어렵다. 50세 이상이라면 3년에 한 번은 내시경검사를 받도록 한다. 내시경 검사가 어려울 경우 조영검사를 선택할 수도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