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은 지난해 8월 레오파마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에 대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전재광 JW중외제약 대표(왼쪽)과 레오파마 Kim D. Kjoeller(킴 퀄러) 글로벌 R&D본부장. 사진=JW중외제약
업계 일각에선 전재광 대표가 인보사 사태로 격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코오롱 바이오 계열사들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간의 관계 개선 역할을 위해 선임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관측은 전재광 대표와 이의경 식약처장의 친분에서 기인한다. 전재광 대표가 JW중외제약 대표 시절 이의경 당시 성균관대 약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임기를 3개월이나 남겨 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JW중외제약 대표직을 사임했다. 2016년 3월부터 JW중외제약 사외이사로 재직한 이의경 교수는 올해 3월 식약처장에 임명되면서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불법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는 JW중외제약의 사외이사직을 3년간 맡은 이의경 교수를 식약처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 공정성과 객관성에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JW중외제약이 36억 원의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식약처가 조사 중이고, 올해 2월에는 압수수색까지 당했다”며 “JW중외제약 사외이사 출신인 이의경 처장이 불법 리베이트 혐의 조사를 한다는 것은 조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타격을 주고 조사 결과 역시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전재광 대표의 사임도 전혀 뜻밖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 대표가 JW중외제약 대표 시절인 지난해 8월 45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진두지휘했고, 덴마크 레오파마에 아토피 신약 물질 기술 수출도 성사시키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JW중외제약 대표 사임 후 6개월 여만인 7월 1일부터 코오롱 제약바이오 계열사 중 인보사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코오롱제약 대표로 선임됐다. 이달 중 코오롱제약 이사회가 열려 대표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면 전 대표는 코오롱제약을 본격적으로 이끌게 된다.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코오롱의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은 현재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태다. 지난 3일 식약처는 퇴행성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품목 허가 취소를 확정했다. 인보사를 판매한 코오롱생명과학은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환자와 소액주주들의 줄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대책위까지 만들어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은 증권신고서 허위 기재 등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여 있다.
코오롱제약 역시 올해 기업공개(IPO·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계열사들의 악재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전재광 대표의 정확한 사임 이유는 알 수 없다. 이의경 사외이사는 식약처장에 임명되자마자 바로 사임했다”며 “당사가 식약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다. 전재광 대표가 코오롱 쪽에서 할 역할에 대해선 그쪽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코오롱 제약바이오 3개사를 이끌던 이우석 사장은 인보사 사태 대응과 해결을 위해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제약 대표를 사임하고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만 맡고 있다”며 “우리 그룹은 오래 전부터 계열사 자율경영 채제를 해왔다. 전재광 대표 선임에 그룹의 의중은 없다”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