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 관련 기자회견에 류현진과 동석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올스타전 미디어데이에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거물급 에이전트로 유명한 스캇 보라스가 컨퍼런스 현장에 나타나 미국 기자들을 상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보라스코퍼레이션을 운영하며 메이저리그의 수많은 선수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그는 류현진, 추신수의 에이전트이기도 하다. 추신수가 2013년 시즌을 마치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게 된 것은 보라스의 협상 능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올스타 출전 경력 없이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맺은 선수는 추신수가 유일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스캇 보라스가 올 시즌을 마친 후 류현진의 FA 계약을 어떻게 진행시킬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2014년 이후 5년 만에 전반기 10승 달성에 성공한 류현진이 개인 최다승인 14승을 넘어 생애 첫 20승에 도달한다면 류현진은 말 그대로 ‘FA 대박’을 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보라스는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에 대해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류현진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고 말이다. 당시만 해도 보라스의 메시지가 약간은 뜬금없는 발언처럼 전달됐지만 올 시즌 전반기 류현진의 성적을 떠올린다면 보라스의 그 이야기가 얼마나 대단한 ‘예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올스타전 미디어데이에 나타난 스캇 보라스에게 류현진의 ‘미래’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그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류현진의 활약은 리그 성적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1점대이다. 매우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고 사이영상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그런 선수의 미래는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선수의 성적과 함께 흘러가기 때문이다.”
보라스에게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앞으로 FA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를 제대로 알고 싶다’고 하자 보라스는 “지금은 숫자로 말하기 매우 어렵지만 분명 많은 팀이 류현진의 영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말을 남기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미국 클리블랜드=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