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교실. 사진=제보
15일 오전 경기도 서부의 한 초등학교 전교생이 집단으로 등교를 거부했다. 교장과 행정실장의 노래방 도우미 사건이 학부모에게 알려진 까닭이다. 이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은 회식 때 노래방 도우미를 부르는가 하면 수업 시간에 관사에서 술판을 벌이며 교직원을 계속 불러내 최근 물의를 빚었다. (관련 기사: 애주가 교장선생님, 교직원에 음주가무 강요+노래방 도우미까지)
이 지역 초등학교를 관리감독해야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사건 덮기에 바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장과 행정실장이 이미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래방 도우미 문제부터 음주 종용까지 모두 인정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까닭이다. ‘일요신문’이 취재를 시작할 무렵이었던 7월 8일부터 감사를 벌이기 시작한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아직까지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애초 등교 거부 사태를 막을 방법은 있었다. 학부모 쪽은 1차로 교장과 행정실장을 직위해제를, 2차로 감사 뒤 중징계를 요구했다. 우선 교장과 행정실장을 아이들에게서 분리시켜 달라는 요청이었던 셈이었다. 하지만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의 조치는 지난 주말 교장과 접촉한 뒤 일선 교사에게 “학부모를 모두 설득해 등교 거부를 하지 말도록 하라”고 내린 지시 뿐이었다.
이를 두고 한 학부모는 “노래방에서 도우미를 불러다가 음주가무를 즐기고 수업 중인 교직원을 관사로 불러 술 잔치를 벌인 교장과 행정실장을 아이들과 붙여 놓을 순 없는 노릇이다. 교장과 행정실장이 모두 인정한 상태인데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교직원을 협박해 되레 사태 덮기에만 급급 하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아이들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