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북한산 자락길 인근에서 차에서 내린 후 산 쪽으로 올라갔다. 이후 오후 3시 42분께 정 전 의원의 부인이 “남편이 집에 유서를 써놓고 산에 갔다”고 신고해 경찰과 소박당국의 수색이 시작됐다.
2016년 9월, 정두언 전 의원이 비즈한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수색에 나선 경찰이 정 전 의원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유서가 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정 전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 이후 18대 총선과 19대 총선에서도 당선돼 3선 의원 고지에 이르렀지만 20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낙선 후에는 방송 활동을 하면서 정치평론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마포구에 일식집을 개업했다.
정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이 들리자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는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본인의 SNS를 통해 “정두언 전 의원의 비보에 망연자실, 내일도 저랑 방송 예정되었건만 말문이 막힌다”며 “진짜 합리적 보수 정치인이었으며 나와는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충격적 비보를 접하고 그 황망함과 충격에 정신이 멍하다”며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용감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이었고,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우리에게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가려줬던 방송인이었다”고 전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너무도 큰 충격”이라며 “최근에는 건강이 크게 회복돼서 뵐 때 마다 내 마음도 밝아졌는데 도저히 믿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솔직하고 용기 있는 보기 드문 선배 정치인으로 존경했던 분이었다”며 “유가족의 고통과 상처에 깊이 공감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