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사랑 씨가 지난 7월 13일 허경영 전 총재 강연장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사진 고성준 기자.
최 씨는 지난해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허 전 총재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당시 허 전 총재 측은 최 씨와의 열애설을 부인했다. 최 씨에 따르면 둘은 기자회견 후 다시 만나 올해 2월까지 교제했다. 최 씨는 “허 전 총재가 기자회견 뒤 내게 용서를 구해 재결합했었다. 그런데 허 전 총재가 다른 여자와 교제 중인 사실을 알게 돼 최종적으로 결별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나와 만나는 동안 여자 문제가 많았다. 허 전 총재가 그 사람들은 ‘돈줄’이니 이해하라고 했다. 자신이 정신적 남편이라고 여성 지지자들을 현혹해 돈을 바치게 했다. 사실혼 기간 동안 여러 번 정식으로 결혼하자고 요구했지만 결혼하면 ‘돈줄’이 떨어져 나간다고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한 여성 지지자는 자신이 운영하던 미용실을 정리한 돈을 전부 바쳤다. 허 전 총재에 빠져 이혼한 사람도 많았다. 교제기간 허 전 총재에게 왜 가정파탄까지 시키느냐고 질책했지만 전혀 반성이 없었다. 허 전 총재를 그대로 방치하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나 같은 추가 피해자를 막기 위해 나서게 됐다”고 했다.
지지자들이 허경영 전 총재 차량을 향해 90도로 인사를 하고 있다. 차량 주변 선글라스를 낀 인물들은 허 전 총재 개인 경호원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허 전 총재는 과거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회 다니는 문제로도 부부가 싸우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 경우 아니겠나. 지지자들 가정사까지 내가 알지는 못한다. 나는 강연에서 부부 사이가 화목해야 한다, 싸우지 말라, 남편 또는 부인에게 잘하라고 했다. 나 때문에 가정파탄이 생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 씨는 허 전 총재가 자신을 영부인이라고 부르는 통화녹음을 들려줬다. 최 씨는 “허 전 총재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내가 영부인이 될 거라고 했다. 그래서 평소 나를 영부인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최 씨는 “다만 허 전 총재와 사적으로 같이 찍은 사진은 딱 한 장밖에 없다. 허 전 총재가 교제 기간 사진 찍는 것을 거부했다. 잠을 잘 때도 내 휴대폰을 자기가 손에 꼭 쥐고 잤다. 바스락 소리만 나도 자다가 일어날 정도로 사진에 민감했다. 내가 지속적으로 결혼을 요구하자 이 사진을 찍으며 결혼식 대신이라고 생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허경영 전 총재가 결혼식 대신이라며 최사랑 씨와 촬영한 사진.
최 씨는 “허 전 총재와 양주시 한 별장에서 동거했다. 동거 기간 말다툼을 하다 허 전 총재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도 있다”면서 “허 전 총재가 폭력을 행사한 시기가 2016년 4월경과 2017년 1월경이다. 당시 경찰까지 출동했으니 출동 기록을 확인해보라”고 했다.
해당 지역 관할 파출소에 문의하니 출동기록 보관기간이 1년이라 사실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다. 최 씨와 허 전 총재가 동거했다는 양주시 별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최사랑 씨와 허 전 총재가 거주했던 별장 내부.
별장 주인은 두 사람이 동거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허 전 총재 이름이 기재된 별장 임대계약서도 공개했다. 최 씨와 허 전 총재는 이 별장에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거주했다.
허경영 전 총재 명의로 계약한 별장 임대계약서. 최사랑 씨와 허 전 총재는 이 별장에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거주했다.
최 씨는 “교제기간 허 전 총재가 ‘내 주위에 조폭이 많다’ ‘하늘궁(허 전 총재 거주지) 주변에 산이 많다’ ‘정신병원에 감금시키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내 지지자들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다’ 등의 말을 하며 협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허 전 총재 아이를 임신하고 낙태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나이가 많다. 허 전 총재가 강요한 건 아니고 건강 문제 때문에 지난 2016년 2월경 낙태하게 됐다. 허 전 총재도 낙태에 동의했다. 허 전 총재 아이까지 가졌었는데 교제 사실을 부인하니 억울하다”고 했다. 최 씨는 1976년 생으로 임신 당시 만 40세였다. 허 전 총재는 최 씨보다 26살이 많다.
최 씨는 “그동안 허 전 총재에게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거짓 주장을 한 사람으로 매도돼 우울증까지 앓았다”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근 허 전 총재 강연장 등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제라도 허 전 총재가 진실을 밝히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허 전 총재는 “최 씨 주장은 다 거짓”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해명은 거부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