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 일본 기업 불매 리스트 중 일부. 쿠팡도 포함돼 있다.
온라인상에선 불매 기업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 쿠팡은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업 중 하나다. 한 네티즌은 “쿠팡만 이용했는데 너무 힘들지만 정말 급한 게 아니라면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려고 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쿠팡 어플을 삭제한 뒤 이를 인증하는 움직임도 한창이다.
쿠팡이 일본 기업으로 낙인(?) 찍힌 이유는 최대 주주가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LLC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LLC에 2015년 10억 달러, 2018년 20억 달러를 투자해 총 3조 3000억 원가량을 투자한 바 있다.
쿠팡은 구체적인 지분율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비전펀드가 확보한 지분을 40~50% 정도로 추정한다. 소프트뱅크가 사실상 최대주주인 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쿠팡 불매 여론이 퍼지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조 4227억 원, 영업손실 1조 97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4.7% 성장하며 단일 이커머스 기업 사상 최대 규모 매출을 올렸지만, 적자 역시 전년보다 71.7% 늘었다. 올해 적자가 작년 수준과 같이 1조 이상 발생한다면 자금 사정에 빨간 불이 켜질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를 두고 쿠팡 측은 ‘계획된 적자’, ‘공격적 투자’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일본 기업으로 찍혀 불매운동까지 번진다면 쿠팡으로선 회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기업 불매 리스트에 오른 게 실적과 어떤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쿠팡 관계자는 “아직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쿠팡 측은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설립돼 이 땅에서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 내에서 운영한다.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해 이미 2만 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연간 1조 원에 이르는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축구장 193개 넓이의 물류 인프라를 건설하고 수많은 첨단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수조 원 투자를 진행했다. 쿠팡의 모든 시설을 설계하고, 짓고, 운영하는 것 또한 우리 국민들이다”라고 답했다.
일본 기업 논란에 대해 쿠팡 측은 “쿠팡은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이라며 “누가 이런 헛소문과 거짓 뉴스를 만들어 퍼뜨리고 있나. 쿠팡의 성장을 방해하고, 쿠팡이 일자리를 더 만들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는 일부 집단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