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전체 팬덤이 고소한 ‘영상회 기부금 1억 여 원 횡령 사기 사건’에서 무혐의를 받아낸 젝스키스 전 멤버 강성훈. 사진=MBC 실화탐사대 화면 캡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17일 강성훈은 자신의 팬 카페에 자필 사과문을 올려 아직 남아 있는 개인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사건의 결과와 관계없이 ‘강성훈’이라는 인간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는 게 팬들의 이야기다. “더 이상 연예계에서 이 사람을 보고 싶지 않다”는 대다수 팬들의 반응을 감안하면 강성훈의 재기는 한참 사기사건으로 시끄러웠던 2011년~2013년 그 이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 하나를 넘긴 했지만 여전히 강성훈의 목에는 다른 소송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앞선 ‘영상회 모금 횡령’ 사건은 젝스키스 팬덤이 고소한 건이지만, 강성훈 개인 팬덤이 진행하는 고소 건도 있다. 강성훈의 솔로 콘서트를 위한 택시 광고비 2000만 원 상당에 대한 횡령 및 사기 건이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소인은 강성훈이 아니라 택시 광고를 진행했던 강성훈 팬덤 관계자로 특정됐다. 그럼에도 강성훈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광고비 모금액이 흘러 들어간 최종 목적지로 지목된 곳이 강성훈의 연인 박 아무개 씨 아버지의 회사였기 때문이다.
젝스키스의 전 멤버 강성훈. 사진=일요신문 DB
박 씨와 강성훈은 사실혼 관계로 알려졌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강성훈과 함께 전 매니저 김 아무개 씨의 자택을 찾은 뒤 무단침입했다가 벌금 150만 원 구약식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당시 강성훈은 자신의 피소 사건과 관련해 김 씨에게 진술서와 증언 등을 요구하려다 거부당했고, 이를 따지기 위해 김 씨의 집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또 강성훈의 팬클럽 후니월드의 운영자이자, ‘포에버2228’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던 회사 내에서는 강성훈과 함께 최종 결정권자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박 씨와 강성훈이 일심동체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박 씨에게 초점이 맞춰질 사건이라 하더라도 강성훈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팬덤 내부의 이야기다.
여기에 더해 강성훈은 지난해 9월 ‘대만 팬미팅 취소’ 사건으로 약 1년 동안 대만 회사 대리인과 민형사 고소와 고발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강성훈은 A 사를 중간에 두고 팬미팅을 준비하던 중, 대만 노동부가 추가 요구한 비자 발급 서류를 보완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A 사와의 계약을 해지해 손해를 끼친 혐의로 피소됐다.
이에 강성훈 측도 반격에 나섰다. 강성훈은 A 사와 그 대리인을 상대로 사기, 배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강성훈 측은 “A 사의 과실로 팬미팅이 무산됐고, 예정돼 있던 중국, 일본 등 해외 팬미팅도 할 수 없게 됐으므로 약 10억 원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사기관의 판단은 ‘무혐의’였다. 강성훈 측의 비협조로 인해 팬미팅이 무산된 것으로 보일 뿐 A 사의 배임이나 업무방해의 고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젝스키스 전 멤버 강성훈. 사진=tvN 인생술집 캡처
형사 사건은 대부분 무혐의로 일단락이 나는 분위기지만 양 측 간 개런티와 손해배상을 놓고 진행하는 민사 소송은 남았다. 여기에 더해 강성훈은 A 사 측 대리인을 상대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추가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달 예정됐던 대질조사에는 직전에 “몸이 아파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리인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각종 혐의로 고소 고발이 이어진 이후부터 변호사를 바꿔 기일을 지연시키고, 검경 수사에서는 강성훈도 박 씨도 ‘몸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조사를 차일피일 미뤄왔다”며 “생업이 있는 입장에선 피가 말릴 수밖에 없다. 빨리 소송을 끝내고 확답을 받아 내야 하는데 소송은 소송대로 걸고, 진척은 없으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강성훈의 소송대리인은 법무법인 태 소속 정종하 변호사, 법률사무소 승민의 조대진 변호사, 법무법인 폴라리스(문형찬, 이은성, 이수진, 김지연 변호사)로 변경돼 왔다.
이처럼 연예인 개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다양한 명목의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강성훈의 연예계 복귀는 언제쯤 가능할까. 각종 사기 사건으로 피소됐던 2013년까지는 그의 곁에 ‘강성훈의 팬덤’이 있었다. 그러나 2018년을 기점으로 이제는 이 개인 팬덤마저도 그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팬덤 내부에서는 “더 이상 연예계에서 그의 이름 석 자를 보고 싶지 않다”는 강경한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문제가 처음 불거지면서 강성훈의 보이콧에 참여했다는 한 팬은 “한 두 번은 실수거나 타인에게 모함을 받은 것이라고 믿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2011년부터 2년 단위로 계속해서 같은 혐의로 피소되는 건 너무 한 거 아니냐. 오죽하면 팬덤이 등을 돌렸겠나”라며 하소연했다. 그는 또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은 자기가 열심히 활동하는 게 팬과 대중들에게 보답하는 거라고 생각하더라”며 “팬도 없고 대중도 없는데 누구에게 보답할 거냐.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연예계에서 영원히 발을 빼 달라”고 신랄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만일 모든 일이 해결되더라도 강성훈의 재기에 대중들이 지적할 수 있는 문제는 한 가지가 더 있다. 그의 병역 문제다. 2007년 병역특례 비리수사에서 부실 복무 사실이 드러나 재입대가 예정됐던 강성훈은 무릎 치료를 이유로 이를 연기했다. 그런데 2019년 현재까지 그의 복무 여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병역의무 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강성훈이 공식적으로 병역 문제를 밝히지 않는 이상, 이는 계속해서 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성훈은 지난해 11월 이후 언론의 어떤 연락도 받지 않고 있다. 그를 보조해 활동을 함께 했던 여동생이자 가수 강윤지(포에버2228 공동대표) 역시 오빠와 마찬가지로 외부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