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김동엽.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삼성 라이온즈 김동엽은 다시 한번 ‘킹동엽’이라 불릴 수 있을까.
2018년 김동엽은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로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김동엽은 타율 0.252/ OPS(출루율+장타율) 0.765/ 27홈런/ 76타점을 기록했다. 공을 깨부술 듯한 힘찬 스윙은 김동엽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팬들은 그런 김동엽에 ‘킹(King)동엽’이란 별명을 붙였다.
지난 시즌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만끽한 김동엽은 스토브리그에서 KBO 리그 최초의 삼각 트레이드 중심에 섰다. SK, 삼성, 키움 히어로즈가 김동엽-이지영-고종욱을 주고받는 트레이드였다. 김동엽은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를 향한 삼성의 기대는 컸다. 삼성은 ‘거포 갈증’을 풀어줄 적임자로 김동엽을 낙점했다. 좌·우측 펜스 거리가 비교적 짧은 삼성라이온즈파크와 김동엽의 궁합 역시 좋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올 시즌 초반 김동엽은 야구 인생에 유례없는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 개막전부터 5월까지 김동엽의 성적은 24경기에 출전 타율 0.104/ 2타점이었다. 그야말로 최악의 부진이었다. 당시 김동엽은 “프로 진출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괴로워했다. 사실이었다.
김동엽의 슬럼프엔 출구가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6월 25일 1군에 복귀한 김동엽은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김동엽은 1군 복귀 후 4경기에서 홈런 2개를 몰아치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6월 25일부터 7월 18일까지 김동엽은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3/ OPS 0.930/ 4홈런/ 10타점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SK 시절 ‘일발장타’로 경기 흐름을 뒤집던 김동엽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동엽의 타격 페이스는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후반기 ‘킹동엽’의 완전한 부활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김동엽이 완벽한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다. 보완점도 눈에 띈다. 전반기 막판 김동엽은 아쉬운 주루와 수비로 삼성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공·수·주에 걸쳐 아직 몇몇 과제를 남겨두고 있는 김동엽이다.
SK 시절 김동엽은 ‘킹동엽’이란 별명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동엽의 홈런은 SK의 승리 방정식과도 같았다. 하지만 삼성 이적 이후 김동엽은 자신의 진가를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후반기 김동엽의 각오는 더욱 결연하다.
과연 김동엽은 장타를 펑펑 때려내는 무서운 타자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새로운 목표 의식으로 무장한 김동엽의 후반기 행보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