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류현진의 강력한 경쟁자.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 사진=이영미 기자
[일요신문] 1956년 처음 제정된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상이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각각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한 명의 투수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수상자는 메이저리그 기자단 투표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류현진과 사이영상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선수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 류현진은 19일 기준 18경기 116이닝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8 탈삼진 105를 기록 중이다. 맥스 슈어져의 성적은 19경기 등판 129.1이닝 9승 5패 평균자책점 2.30 탈삼진 181이다.
올스타전이 열렸던 클리블랜드에서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 맥스 슈어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슈어저는 등 통증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맥스 슈어저는 6월 19일 번트훈련을 하다 공에 얼굴을 맞는 바람에 시퍼렇게 멍이 들 정도의 부상을 당했다. 그럼에도 슈어저는 다음날(6월 2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등판을 강행했다. 결과는 7이닝 무실점 호투였다. 이날 호투로 슈어저는 승리투수가 됐다. 그야말로 투지로 일궈낸 승리였다. 슈어저가 보여준 투지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별다른 이유는 없다. 단지 난 야구에 집중하고 싶을 뿐이다.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무조건 경기에 나가는 게 맞다. 당시 눈 부상으로 시야 확보에 다소 어려움은 있었다. 그것을 제외하면 몸 상태는 물론 공의 구위도 꽤 좋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 굳이 그 등판을 책임감이나 경쟁심으로 엮고 싶지 않다. 눈 부위를 제외하고 몸 상태가 괜찮았기 때문에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맥스 슈어저는 류현진과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는 투수인 동시에 추신수와 천적 관계인 투수로 잘 알려져 있다. 추신수와 맥스 슈어저는 통산 30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추신수의 압승이다. 추신수는 슈어저를 상대로 24타수 14안타 3홈런 타율 0.583 OPS(출루율+장타율) 1.792를 기록했다.
그는 추신수라는 이름이 나오자, “그는 내가 어떤 공을 던져도 다 쳐 낸다”면서 “그와의 천적 관계에서 벗어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지금은 포기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더라. 나한테는 추신수가 그런 존재다. 추신수는 나를 상대로 홈런을 3개나 쳤다. 그를 이기려고 애쓰기 보다 그를 제외한 다른 선수에게 강점을 보이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류현진 이야기. 맥스 슈어저도 사이영상 경쟁을 벌이는 류현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류현진이 어떤 유형의 투수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판타스틱한 투수”라면서 “모든 구종들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제구돼 들어가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표현했다. 류현진과 사이영상을 다투고 있는데 대해 그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면서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후 결과는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고 대답했다.
맥스 슈어저는 올스타전을 마치고 후반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등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재활 등판을 갖고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맥스 슈어저는 2013년, 2016년, 2017년 사이영상을 차지한 바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