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목포시의회 회의 모습
[일요신문=목포] 최지우 기자= 목포시의회 남성의원의 동료 여성의원 성희롱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성희롱 당사자인 김 훈 의원이 소속 정당인 민주당에서 제명처분 되면서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여기에는 김훈 의원의 성희롱이 1년 넘게 지속했지만, 성희롱 자리에 같이 있던 목포시의회 동료 의원들이 이런 행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누구 하나 문제로 지적하지 않고 수수방관해 온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목포시민들과 여성단체는 “1년 넘게 이뤄진 성희롱을 목포시의회 동료 의원들이 방관했으니 성희롱을 한 김훈 의원과 다를 바 없다”며 “의회 수장인 김휴환 의장을 비롯한 목포시의원 전체가 동반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윤리심판원(원장 이철재) 회의를 열어 동료 여성시의원을 지속적으로 성희롱한 혐의로 목포시의회 김훈 의원에 대해 최고 징계 수위인 제명(당적 박탈) 처분을 의결했다. 이로써 김훈 의원에 대한 차후 거취 문제는 목포시의회로 넘어온 셈이다.
이번 사태가 밝혀진 초기만 해도 목포시의회와 민주당은 덮으려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목포시민과 여성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의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목포시의회는 오는 25일 본 회의를 열고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김훈 의원에 대한 징계를 심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의원의 자격이 박탈되는 제명까지 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여기에는 성희롱 당사자로 거론되는 김훈 의원 뿐 아니라 김훈 의원과 같이 활동하며 행동을 같이했던 동료 의원들 또한 1년 넘게 지속한 성희롱에 대해 무딘 반응으로 방관했으며, 심지어 성희롱이란 인지조차 없었던 거로 밝혀지면서 목포시의원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두 의원 단둘이 만나서 행해진 성희롱이 아닌 상임위나, 시의회 내, 시의원들 간 회식 자리에서 자주 일어났던 일인 만큼 이번 징계의 당사자인 김훈 의원뿐 아니라 배석한 의원들도 한통속이란 지적이 일면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이유다.
당초 제11대 목포시의회 의원들은 민주당 바람을 타고 등원한 초선의원들이 절반 이상을 넘어 원활한 의정활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며, 절대다수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올바른 시정견제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더구나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김휴환 시 의장도 이번 사건으로 부적격론이 다시 거론되면서 책임론과 사퇴설도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휴환 의장이 이번 사건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김훈 의원과 김휴환 의장은 같은 지역구다. 따라서 김훈 의원의 불행이 오히려 김휴환 의장에겐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세우는데 일조를 할 수 있다는 셈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김수미 의원은 지난 17일 A4 3장 분량의 구체적인 성희롱 내용을 적어 목포시의회 김휴환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목포시위원회에 제출했으나, 김수미 의원이 제출했던 용지가 시중에 유출되어 성희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졌고, 김수미 의원이 오히려 2차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철저히 보호되고 관계자들만 봐야 하는 소명 내용이 시중에 나돌며 민주당의 신뢰성 이미지를 추락시킨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억측을 만들었다. 유출경로의 중심에 있는 민주당 목포시위원회와 김휴환 의장이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민주당 전남도당 B 씨는 “김 의장이 기자 몇몇에게 성희롱 내용을 공개한 거로 알고 있다. 의장으로서 생각을 해 봐야 할 행동이다. 이제 모든 정리는 시의회 차원에서 해야 한다. 의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연산동에 거주하는 C 씨는“목포시민을 대변하며 올바른 시정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하는 시의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은 것이다. 어떻게 시의원 배지를 달고 그렇게 행동하고 누구 하나 견제를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며 “잘못에 대한 질책과 처벌은 당연해야겠지만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가족들에 대한 배려도 꼭 필요하다”고 했다.
김휴환 의장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만큼 참담한 심정이다. 그런데 내가 이번 사태에 대해 좋아한다거나 용지를 유출했다거나 하는 얘기는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다”며 “누구한테도 보여준 적이 없다. 25일 윤리위원회를 통해 원칙적인 처벌수위가 정해질 것이다”고 펄쩍뛰었다.
한편, 목포시민은 목포시의회가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초미에 관심을 보여 오는 25일 열리게 될 목포시의회 윤리위원회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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