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제작발표회 당시의 박한별. 고성준 기자
올해 남편 때문에 가장 힘겨운 나날을 보낸 여자 연예인은 단연 박한별이다. 그의 남편은 승리와 함께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다. 현재 성매매처벌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채팅방서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유착 의혹의 중심에 선 윤 아무개 총경과 유인석 박한별 부부가 함께 골프를 쳤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한별 입장에선 더욱 곤혹스러웠던 까닭은 결혼과 출산 등으로 공백기를 갖고 여주인공으로 컴백한 드라마 MBC ‘슬플 때 사랑한다’가 한창 방영 중인 상황에서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하차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아무래도 대중의 비난이 집중되는 범죄 행위에 연루된 남편을 둔 여자 연예인일수록 마음고생도 더 커진다. 대중의 사랑이 직업의 원천인 연예인 입장에서 대중의 비난은 그 무엇보다 피해야 할 요소기 때문이다. 승리와 함께 버닝썬 게이트 핵심 관계자인 유 대표에 대한 성난 민심이 박한별에게 치명타가 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못지 않은 대중의 비난이 집중되는 범죄는 바로 주식 관련 사안이다. 불특정 다수가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방송인 김나영의 남편 최 아무개 씨는 지난해 11월 사설 선물옵션 업체를 차린 뒤 1000여 명의 투자자로부터 223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겨(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도박개장 혐의) 구속됐다. 2015년 결혼한 김나영은 남편이 하는 사업이 불법임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알게 돼 상당한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김나영은 당시 출연 방송에서 출연분이 통편집되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김나영은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티비’를 통해 “온전히 믿었던 남편과 신뢰가 깨져 더는 함께할 수 없기에 두 아들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며 이혼을 발표했다.
주식 관련 범죄로 가장 큰 논란을 야기한 이는 바로 견미리 남편 이홍헌 씨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주가를 조작해 수십억 원대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 징역 4년에 벌금 25억 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이 씨는 2010년에도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상장폐지 위기의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뒤 신규사업 확장 등의 내용을 허위 공시하여 266억 원을 끌어 모아 공시 내용과 다르게 쓴 혐의였다. 결국 서울중앙지법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이 씨를 법정 구속했다.
견미리는 두 사건에서 모두 이름이 거론됐다. 첫 사건에서 견미리는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두 번째 사건에서도 견미리는 수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가 돼 논란이 됐지만 검찰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봤다. 그렇지만 대중의 비난은 견미리에게도 집중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견미리의 홈쇼핑 출연이 불편합니다’라는 글까지 올라왔을 정도다.
사진 출처 = 이태임 인스타그램
그리고 최근 이태임이 이들의 행렬에 합류했다. 이태임의 남편 오 아무개 씨가 지난 7월 11일 2심 재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아 구속된 것. 상장사인 H사 주가를 조작하던 세력에게 시세조종성 주문을 통해 주가를 띄워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14억 원을 편취해 시가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1심 재판에선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지만 최근 2심에서 실형을 받아 다시 수감됐다.
이태임은 지난해 3월 오 씨가 구속될 즈음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직후 임신 사실과 함께 예비 남편이 M&A 사업가라고 알려졌었다. 그리고 6달 뒤에 지난해 9월 출산했다. 갑작스런 은퇴 발표 당시 추측과 루머가 난무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사실무근이었음이 이번 논란을 통해 확인됐다. 혼전임신 상태에서 예비 남편이 구속되자 이태임은 이런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질 것을 우려해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