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1998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의 서울시의회 비례대표로 출마해 정치에 입문했고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강서 을에 출마에 첫 금배지를 단다. 공항동, 가양동, 방화동 등이 포함된 강서 을은 진보 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패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한 것을 보더라도 민주당 세가 강한 편이다. 하지만 김성태 의원은 18대 총선에서는 현 강서구청장인 노현송 후보를, 19대에는 김효석 후보를, 20대에는 진성준 후보를 상대로 내리 3승을 거두며 당내 중진으로 성장했다. 채용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다면 4선도 무난했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검찰이 22일 김성태 의원을 뇌물혐의로 기소함에 따라 내년 총선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김 의원이 딸의 ‘채용 기회 제공’이라는 뇌물을 받고 그 대가로 당시 KT 이석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저지’를 해줬다고 보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23일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서며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언론플레이 여론조작을 시도했다”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24일 일요신문에 “드루킹 특검 정치보복과 내년도 총선을 겨냥한 정치공학적 계략이 이 기소의 본질”이라며 검찰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성태 의원의 맞상대로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지역위원장이 첫손에 꼽힌다. 20대 총선에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나 진 위원장이 7357표 차로 석패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지역위원장
진성준 지역위원장은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 “상대가 누가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대통령 지지율이 공고하고 정당 지지율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정권이 성공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다른 당들은 대안 세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총선에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진 위원장은 “그동안 강서 을을 대표해 온 김성태 의원에 행보에 실망을 느끼시는 주민들이 있었다. 내년 총선에는 보다 신중한 선택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진성준은 강서 을을 지키고 있었고 청와대, 서울시에서 쌓은 경험을 통해 주민의 신임을 받을 여건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소생산기지, 열병합발전소, 방화 건설폐기물처리장’ 뜨거운 감자
한편 지역에서는 검찰의 기소가 김 의원에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강서 을 주민들은 재판보다 지역의 숙원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강서 을은 ‘수소생산기지’, ‘열병합발전소’, ‘방화 건폐장 이전’ 등 3가지 큰 이슈가 있다. 김성태 의원과 진성준 지역위원장은 앞선 두 가지 이슈에 대한 입장이 갈린다.
김 의원은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수소생산기지와 열병합발전소를 주민 동의 없이 진행한 것이 문제”라며 열병합발전소를 두고 “서울시가 강서구에서 에너지 장사를 하려고 한다”라고 비판하는 반면, 진 지역위원장은 “수소생산기지는 안전하고 필요한 시설이며 국회에도 짓고 있다”는 입장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진 위원장은 열병합발전소도 오래전 입지 등이 결정된 사안으로 새로운 사업이 아니며 목동 시설의 수명이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방화 건설폐기물처리장에 대해서는 주민 대다수와 김 의원, 진 지역위원장 측의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래도록 고통받아온 주민들의 의견을 따라 건폐장을 이전해야 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방화 건폐장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건설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매연, 소음, 악취로 인해 주민들은 20년간 관계기관에 이전을 촉구해 왔다. 김성태 의원은 “2015년 예결위 간사를 하면서 건폐장 이전과 자원순환단지 조성 사업을 위해 150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재정자립도가 높아 교부금을 받기 어려운 서울시에 예산을 주고 2016년에는 박원순 시장과 건폐장 이전과 관련한 협의도 했는데 아직도 이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방화사거리에서 강서구 주민들이 ‘서울시와 강서구청의 밀실 행정을 고발한다’ 는 명목의 집회를 가졌다
강서 을 주민들은 수소생산기지, 열병합발전소, 건폐장을 두고 반대 집회까지 갖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방화사거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노현송 강서구청장, 금태섭, 김성태, 한정애 국회의원과 진성준 지역위원장, 박상구, 문장길, 경만선, 김용연, 이광성, 장상기 서울시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해결하지 않으면 각오하라”는 발언도 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