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5일 서울 광진구 YES24라이브홀에서 강다니엘의 솔로 데뷔 쇼케이스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LM엔터테인먼트와 강다니엘, 큐브엔터테인먼트와 라이관린의 법정 다툼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다니엘의 경우는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에서 강다니엘의 청구가 전부 인용돼 독자적인 활동에 나섰으며, 지난 7월 25일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마쳤다. 라이관린의 경우는 큐브 측과 신경전을 이어가며 본격적인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다니엘의 전 소속사 LM엔터테인먼트와 강다니엘 간 계약 분쟁 소송의 쟁점은 ‘연예인 개인의 사전 동의 없이 연예인의 권리를 제3자에게 유상으로 양도한 것’이었다. 강다니엘의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심리한 법원은 “LM엔터테인먼트와 제3자가 2019년 1월 28일 체결한 공동사업계약은 강다니엘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은 LM엔터테인먼트가 강다니엘에 대한 전속계약상 권리 대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계약”이라며 강다니엘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와 더불어 LM엔터테인먼트가 강다니엘의 각종 연예활동과 관련한 계약 교섭 및 체결, 연예활동 요구를 해서는 안 되고, 연예활동을 방해해서도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LM엔터테인먼트는 MMO엔터테인먼트와 강다니엘의 음악콘텐츠 제작 및 유통권, 콘서트 사업권 및 퍼블리시 계약권, 연예활동에 대한 독점적 교섭권 등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서에 “강다니엘로부터 설명 및 동의를 받았음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켰으나 강다니엘 측은 이와 같은 내용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맞섰다. 이 같은 강다니엘 측의 주장은 가처분과 가처분이의신청에서 모두 인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워너원 활동 시절 강다니엘. 사진=이종현 기자
본안 소송이 남긴 했지만, 현재 강다니엘은 자유의 몸이다. 당초 올 4월 예정됐었던 솔로 데뷔가 분쟁으로 인해 3개월가량 늦춰졌는데도 앨범 선주문만 45만 장을 기록할 정도로 ‘강다니엘’이란 브랜드 가치는 여전하다. 순풍을 탄다면 앞으로의 활동은 워너원 이상의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란 게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소속사와 분쟁을 일으킨 연예인’이란 족쇄다. 강다니엘은 LM엔터테인먼트와 MMO엔터테인먼트를 벗어나 독자적인 1인 기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자신이 대표이자 유일한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이 소속사와 계약 분쟁을 벌여 승소하고, 본인이 직접 연예기획사를 차려 활동하고 있다. 이는 모든 엔터업계 경영진이 가장 우려하고 전례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엔터업계 유관단체들은 강다니엘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현직 매니저 약 300여 명이 모인 단체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은 커넥트엔터테인먼트에 최근 합류한 매니저 A 씨에 대해 한매연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당시 한매연은 “윤리 및 성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 현재 회사와 분쟁 중인 연예인들과는 함께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격 박탈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와 계약 분쟁이 불거진 연예인’이 윤리 및 성 문제로 도의적이거나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과 동급이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매연 측은 강다니엘의 분쟁이 처음 불거졌던 지난 4월에는 강다니엘과 LM 간 전속계약 분쟁의 배후에 “불법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한편, 이들의 분쟁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강다니엘의 매니저 회원 자격 박탈 사실까지 불거지면서 “강다니엘의 앞으로의 활동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워너원 활동 시절의 라이관린. 그도 최근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분쟁이 불거졌다. 사진=이종현 기자
실제로 강다니엘은 지난 7월 25일 솔로 데뷔를 마쳤지만 당분간 국내 방송 무대에서는 그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이날 솔로 데뷔 쇼케이스 현장에서 강다니엘은 계약 분쟁과 국내 활동 문제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공연 등에는 제가 관여하고 있지 않지만 방송 출연 등에 있어서는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강다니엘의 뒤를 이은 전 워너원 멤버 라이관린 역시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분쟁이 불거진 상황이다. 대만 출신인 라이관린은 지난 7월 18일 큐브엔터테인먼트에 전속 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큐브 측이 지난해 1월 라이관린에 대한 중국 내에서의 독점적인 매니지먼트 권한을 제3자인 타조엔터테인먼트에 유상 양도하면서 라이관린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라이관린은 큐브 측이 자신의 도장을 임의로 만들어 서류에 날인했다는 ‘사문서 위조’도 주장했다. 라이관린은 만 17세의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계약 체결 시 보호자인 아버지(대만 거주)가 확인을 했어야 하나 그 역시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강다니엘과 마찬가지인 ‘제3자에게 아티스트 권리 유상 양도’로 계약 분쟁이 불거진 셈이다.
반면 큐브 측은 “라이관린이 중국에서 급속도로 성공을 거두자 라이관린과 그 가족을 부추겨 당사와 한국 내 대행사를 배제하고 라이관린과 직접 계약을 맺어 성공에 따른 과실을 독차지 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강다니엘 때와 마찬가지로 ‘배후세력설’을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들 각자의 주장도 강다니엘의 사태가 그랬듯, 법정에서야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연예계 전속계약 분쟁 소송을 맡아 온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전까지는 대부분 오랜 기간 활동한 연예인들이 정산 문제와 이른바 ‘노예계약’ 문제로 계약 기간 만료 무렵에 소송을 진행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급속도로 인기를 얻은 연예인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개인 권리를 좀 더 면밀히 따지는 분위기다. 이제까지 업계 내부에서 보편적으로 여겨지던 아티스트 동의 없는 권리 양도 매개 투자 계약도 법적으로 파고들면 당연히 신뢰관계 파탄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고, 이 부분이 불거질 경우 소속사가 승소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