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는 지정 취소하도록 했다. 지난 2010년 3월 지정된 이후 10년만인 내년 3월 일반고로 전환된다. 전북 군산중앙고의 일반고 자체전환 요청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 사진=일요신문 DB
교육부 박백범 차관은 26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최종 결론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상산고 재지정평가 중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평가지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상산고는 옛 자립형 사립고임에도 불구하고 정량평가 10%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 때문이다.
매년 고입전형 선발비율을 상산고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명시하고, 상산고가 제출한 3%를 승인하고도 정량평가 기준(10%)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평가 적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전북교육청이 다른 시도와 달리 자사고 재지정 취소 기준점수를 70점이 아닌 10점 높은 80점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평가점수 역시 80점에 미달한 79.61점을 받았다.
앞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70점은 5년 전 일반고도 가볍게 넘긴 점수”라며 일반고와의 형평성을 맞춘 결과라고 주장했다. 1기 평가 때에도 서울·경기와 함께 타 시도(60점)보다 높은 70점을 적용했던 점도 강조한 바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는 전북교육청의 발표 직후부터 구제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왔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사회적배려자 선발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준을 적용해 평가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4점 만점에 1.6점)과 ‘학생 1인당 교육비의 적정성’(2점 만점에 0.4점)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교육부 장관이 모든 자사고 폐지 결정을 직권 취소했던 1기 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2기 평가도 제동을 걸면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법적 대응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육감은 앞서 “자사고 지정평가는 교육감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며 학교 측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거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부동의 결정을 내릴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70점보다 약 8점 미달한 62.06점을 받은 동산고는 탈락 통지를 받게 됐다. 동산고는 경기교육청 재량평가지표에서 부당하게 감점됐다고 주장했지만 교육부 지정위원회는 절차와 기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지정평가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신청한 군산중앙고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전환을 결정했다. 군산중앙고는 지난 2010년 자사고로 지정됐다.
서울·부산교육청도 올해 재지정평가 결과 탈락한 자사고 9개교에 대한 평가·청문결과 보고서를 26일 중 전달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최종 동의해야만 이들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고입 혼란을 서둘러 줄이기 위해 내달 초까지는 동의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