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멤버 대성이 소유한 강남의 한 빌딩에서 유흥업소들이 불법 영업과 성매매 알선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채널 A ‘뉴스A’ 캡처
대성이 매입한 건물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지하 1층, 지상 5~8층은 모두 유흥업소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식당이나 사진관 등으로 건축물대장에 명시된 5층부터 8층까지의 업소 가운데는 엘리베이터 등 일반 통로를 통해서는 들어갈 수조차 없는 ‘비밀 업소’도 있었다.
지난 7월 25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뉴스A’ 보도로 드러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대성은 “불법 영업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건물 관리에 미숙한 부분이 있었던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 매입 당시 현재의 세입자들이 이미 입주한 상태에서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기에 업체들의 불법 영업 형태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불법 행위가 확인된 업소에 대해서도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대성이 과연 이 건물에서 벌어진 불법 영업이나 성매매 의혹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먼저 이 건물이 이미 인근지역에서 익히 잘 알려진 ‘유흥업소’ 건물이라는 점이 그렇다.
지난해 3월 입대한 대성은 올 11월 제대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대성이 이 건물을 매입한 것은 2017년 8월의 일이다. 매입가 총 310억 원으로 알려진 이 건물은 임대수익만 매달 약 1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1층에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와 10년 간의 전세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유동인구와 그에 따른 상권이 인정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밤이 되면 이곳은 완전히 다른 곳으로 변했다. 이는 대성이 건물을 매입한 시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건물에 위치한 각종 가라오케는 이른바 ‘정가라오케’로 불리는 곳이다. 호텔 룸살롱과 동급이거나 비슷한 가격대로 ‘럭셔리’를 내세워 손님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저녁까지는 일반 여성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분위기였지만 밤이 깊어가면서 ‘아가씨’들이 모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정가라오케는 일반 가라오케와 달리 ‘아가씨 장사를 안 하는 고급 술집’이라고 주장하나 실상은 대부분 다르다”라며 “업소가 직접 하지 않을 뿐이고 자기들끼리 ‘매니저’나 ‘실장’ ‘과장’으로 부르는 중개업자를 놓고 화류계 여성들을 데려다 놓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류계 여성들을 모집하는 한 모집책은 대성의 건물에 위치한 업소 이름을 대며 “이쪽으로 연결해 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미 강남 유흥업계에서는 이 건물 내 가라오케 영업에 대해 모르는 관계자들이 없었다고도 했다. 또 다른 유흥업계 관계자는 “그쪽 면접을 본 친구들끼리 공유한 내용이 있다. 월급을 별도로 주지 않고 룸을 잡거나 2차를 붙여 주면 건당 돈을 받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님이 2차를 안 나가면 돈을 못 버는 구조고 그렇게 계속 운영돼 왔는데 영업 내용 자체를 아예 몰랐다는 게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채널 A 캡처
심지어 지난 4월에는 건물 입점 업소 가운데 네 곳이 시설 기준 위반으로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O업소는 여성 도우미를 고용해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다른 세 곳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했음에도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 게 적발됐다. 실제로 한 업소는 ‘한식을 메인으로 하는 일반 음식점’이라고 업소를 소개했으나 실상은 ‘가라오케’로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입점 업소는 단속을 피해 이름을 바꿔가며 영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처럼 대성의 건물에 입점해 있는 업소들과 관련한 갖가지 의혹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불법 운영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대성의 해명에 대중들은 여전히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연예인은 대부분 대리인을 통해 건물을 매입하는데, 입주 업체가 음식점이나 카페, 병원 같은 일반 업종일 경우에는 실사를 나오지 않고 전부 대리인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유흥업소로 강남 바닥에서 널리 알려진 업소를 전혀 알지 못해 확인조차 안 하고 덜컥 매입했다는 주장은 믿기가 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성은 지난해 3월 입대해 현재 군복무 중이며 오는 11월 전역을 앞두고 있다. 자신의 건물에 입점한 업소들의 불법 영업과 성매매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성은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면서 제대 후 활동에도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지난 2017년 탑(본명 최승현·32)의 대마 흡연에 이어 리더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1)의 부실 군복무 논란, 여기에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버닝썬 게이트’의 주인공 승리(본명 이승현·29)까지 빅뱅은 태양(본명 동영배·31)만을 남기고 모두 터져버린 상황이다. 데뷔 14년 만에 맞닥뜨린 해체급 위기를 놓고 이들의 완전체 활동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