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세 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는 타가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일요신문]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 초청 경기에서 팀 K리그가 3-3 무승부를 거뒀다.
26일 저녁 8시 55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는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지난 1996년 이후 23년만의 방한이었다.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방한 명단에는 세계 최고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포함됐다.
하지만 경기 시작전 부터 행사는 삐걱대기 시작했다. 사전에 예정됐던 팬미팅에 호날두가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현장에선 팬들이 오랜시간 그를 기다렸지만 다른 선수들로 대체됐다.
킥오프 시간도 지연됐다. 당초 예고된 8시가 다되도록 유벤투스 선수들은 경기장에 도착하지도 않았다. 먼 거리도 아니었다. 그들의 숙소는 서울 용산 인근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팀 K리그는 워밍업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중계진은 빈 운동장을 화면에 띄우고 ‘만담’으로 시간을 끌어야했다.
1시간 가까이 시간이 지체된 끝에 경기가 시작됐다. 양 팀은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의 불만을 해소하듯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포문을 연 것은 팀 K리그였다. 중원에서 공을 끊어낸 오스마르는 그대로 드리블로 상대 골문 가까이까지 치고 들어갔다. 동료에게 공을 내주는 듯 했지만 그대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골망이 흔들렸다. 하지만 유벤투스 무라토레가 곧바로 동점골을 만들어 내며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반 막바지에는 세징야가 다시 앞서가는 골을 만들어냈다. 그는 호언대로 호날두를 상징하는 세레머니를 펼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후반전에 골을 추가한 것도 팀 K리그였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타가트가 시원한 슈팅으로 3-1로 달아나는 득점을 만들었다.
벌어진 점수차는 이내 좁혀졌다. 후반 33분 블레이즈 마투이디, 35분 마테우스 페레이라가 연속골을 넣었다. 경기는 그대로 3-3으로 마무리됐다.
내용과 결과면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경기였지만 팬들은 경기 막바지에 이르러 연이어 야유를 쏟아냈다. 당초 45분간 출전할 것으로 전망됐던 호날두가 끝내 출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다리다 지친 일부 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경기 이후 유벤투스의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인터뷰는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어진 아시아 투어 일정으로 호날두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사실상 지난 밤 호날두의 결장이 결정됐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불안과 기대속에 열린 경기는 많은 팬들의 씁쓸함만을 남기게 됐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