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로 118번지 마을길 살리기 주민대책위와 양수로 강숲길 지키기 시민 행동 소속 회원들이 지난 7월 25일 한강유역환경청을 항의 방문, 양평군이 추진하려고 하는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공사에 대한 환경부의 미진한 대책을 따졌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수로 118번지 마을길 살리기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양수로 강숲길 지키기 시민 행동(이하 시민행동) 소속 회원들이 지난 7월 25일 한강유역환경청을 항의 방문했다.
양평군이 추진하려고 하는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공사와 관련, 환경부가 보호 관리하던 녹지를 왜 양평군의 개발사업에 팔았는지, 어떤 절차와 배경이 있었는지 따지기 위한 자리였다. 또 최근 벌어지고 있는 상수도 보호지 인근 양평군의 여러 도시개발 사업에 대한 한강관리유역청의 입장을 듣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에 대한 소규모환경영양 평가도 하지 않았는데, 1000톤이 넘는 폐기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를 사전 대비나 방비 없이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권역에 해도 안전한지도 따져 물었다.
“환경부가 지향하는 공공의 이익은 무엇입니까?”
“수질개선용 녹지를 매각한 근거가 무엇입니까?”
대책위와 시민행동이 한강관리유역청을 찾은 배경은 이렇다.
양평군이 강행하려다 주민들 반발로 일단 공사를 중지한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공사예정지 대부분은 올해 초인 2019년 3월 19일까지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이 소유, 관리하는 토지였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팔당 상수원 수질개선과 보호를 위해 한강수계관리기금으로 토지를 사서, 녹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일대는 [환경정책기본법]에서 정한 팔당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권역이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2600만 명 수도권 주민들이 먹는 식수원 관리에 주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001년 7월 이 지역 토지를 매입했다. 당시 P산업은 123가구, 53평과 81평 규모의 22층 규모 고층아파트를 짓고 싶다는 계획을 발표, 양평군의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양평군의 건축허가를 놓고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의 비난이 잇따랐다. 사실상 수변구역이나 다름없는 이곳에 단독주택보다 오폐수가 훨씬 많이 나오는 대단지 아파트의 건축허가를 내준 양평군이 상수원 수질오염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건축 중단을 요구했던 것.
이에 환경부가 나서 중재를 했고, 환경부가 프라임 산업의 토지를 매입, 녹지로 조성하여 숲을 가꾸었다. 차와 사람, 자전거와 유모차도 모두 안전한 속도로 다닐 수 있는 흙길을 조성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환경부가 보호 관리해온 녹지 일부를 올해 초 양평군에 팔았고, 이것이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공사부지로 쓰게 된 것. 대책위는 환경부의 상수원 수질 개선 업무와 지향이 달라진 것이 아닐 텐데,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법규와 절차 안에서 이루어졌는지 따졌다.
팔당식수원에 아파트 527세대와 1000톤 폐기물 공사?
쪼개기 개발로 환경영향평가 피해... 근본 방안 필요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는 소규모환경영양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양평군 입장에 따라, 환경영양평가를 하지 않고 공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절차와 내용에 대해 주민들의 여러 가지 항의가 있어 우선 공사를 머문 상태다.)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양평가법>에 따라 개발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측ㆍ평가하고 환경보전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만든 국가제도로, 평가를 하려면 공사지가 일정 면적 이상이어야 한다. 평가지역이 어떤 용도지역인지에 따라 면적 기준이 다르다.
대책위는 양평군이 이번 도시계획도로에 소규모환경영양평가를 하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일종의 쪼개기 개발을 했을 때 대처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환경영양평가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는 길이 750미터, 폭 8에서 15미터로 최소 기준, 약 6000제곱미터 공사이다. 이 면적을 기준으로만 둔다면,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별표4>에 따라 평가 대상에 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양평군은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로부터 150미터 미만 거리인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212-3 일대를 <용담1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 아파트 305세대를 만들겠다는 안을 지난해 10월 발표한 바 있다. 지하2층, 지상 15층, 총 11개 동 아파트를 개발하겠다는 것.
뿐만 아니다. 거기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238-2번지 일대는 이미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지하 3층 지상 20층짜리 아파트 4동을 지어 222세대, 622명 인구를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곳 역시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에서 200m 미만 거리에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양평군은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두 개의 도시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상태로, 이곳과 연계해 문제의 도시계획도로 공사를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것. 결국 대규모 공사가 용담리 한 지역에서 추진 중인데, 환경영양평가는 각 사업별로 구분해서, 평가 면적 기준에 못 미치는 것처럼 범위를 피해가거나, 혹은 더 작은 규모로 조절해서 검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책위는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권역인 곳에서 이렇듯 쪼개기 개발로 주요한 환경관리를 놓치는 것은 양평군은 물론 팔당 식수원을 마시는 수도권 주민들에게도 크나큰 위험이 도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려와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양평군이 추진하려고 하는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주변 현황도
# 환경부는 구조적 한계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종합대책 마련해야!
한강관리유역청 관계자는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토지를 양평군에게 매각한 것에 대한 대책위의 질문에 대해, 양평군이 공익을 위한 도로개설이라고 했고, 주민공청회 자료도 보내왔었기 때문에, 한강관리유역청에서는 절차에 맞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주민 18명만 모아둔 형식적인 공청회였던 점과 이해관계인이 배제된 실질적 문제가 있고, 그래서 지금은 공사를 멈춘 것은 몰랐다고 밝혔다. 각 부서별로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개별상황에 대해 알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토지 매각을 결정한 부서는 한강수계위원회의 실무관리위원회였다. 실무위원회는 한강유역환경청장, 원주지방환경청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관련국장 등과 5개 시·도 관련 국장, 한국수자원공사 이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본부장 등으로 총 10명의 위원들이 수계위원회의 상정안건에 대한 실무적 검토와 조정을 맡는다.
이런 구조이다 보니, 이 위원회가 한강관리유역청의 토지를 파는 것은 결정하지만, 그것이 그 전에 어떤 배경에서 매입, 보호되었다는 것을 알기 어렵다. 그러기에 이 길을 팔아 양평군에서 도로를 낸다면, 이것이 상수원 보호지 난개발의 시작점으로 이어질 혐의가 있다는 정황 역시 알아차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허점이 또 한 번 드러난 것! 실제 공적인 일들을 해온 전문가들이지만, 환경 평가에 관한 전문적인 의견을 낼 수 있는 외부 전문가 집단이 없었다는 것도 한계로 드러났다.
서류상 절차나 조례에 맞는지 아닌지 여부는 따질 수 있었을지 모르나, 이 도로가 개설될 시 예상되는 환경 문제에 대해 어떤 진단과 예측을 내릴 수 있었을지, 매각을 정하는 평가기준에 어떤 항목들이 반영 되었을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또 환경영양평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공사구간에 환경적인 문제제기가 있어도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면 개입할 근거가 없으며, 사전 방지 역할보다 추후 발생하는 피해에 관해서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할 수는 있다”고 업무의 한계를 토로했다.
# 보고서에도 드러난 환경평가 오류,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강유역관리청은 지난 4월 17일에 접수했던 <용담1지구 도시개발구역(안)> 자리에 아파트 15층짜리 11채를 지으려고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해 5월 24일에 부동의를 내보였다. 상수도 보호지나 다름없는 상수원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권역에 오폐수가 대량 나오는 고층아파트 건설은 수질오염과 경관 상 문제를 일으켜 생태계 교란을 야기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
그러나 절차상 과정을 기준으로 두는 지금까지 관습대로라면, 15층짜리 아파트 보다 낮은 아파트를 짓겠다고 다시 수정해 평가를 의뢰한다면, 허가가 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면밀한 조사와 종합적인 판단 없이 이대로 진행해서는, 양평은 물론 팔당 식수를 마시는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몹시 위험한 일이 될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이 환경평가서에 앞서 말한 크나는 오류가 드러났다. 환경평가서에는. “본 사업지구 주변 약 1km 이내에 대규모개발계획은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주변 고층 아파조사결과 14층 이상 아파트는 4개소로 조사되었다.”라고 적혀있다. 이미 있는 19층짜리 아파트 개발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니와, 20층짜리 아파트를 계획 중인 용담지구나, 양서도시계획도로소2-3호에 대한 인식은 전혀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것.
양수리 용늪 주변 전경
이날 행사를 마치며 대책위와 시민행동 회원들은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공사도로 바로 옆에는 용늪이라는 천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용늪은 남한강, 북한강과 이어져 팔당 상수원지로 가는 천이다. 그 앞에는 백 살이 넘은 이태리 포플러 나무가 우뚝 서있다.”면서 “이 지역 환경자료 문헌 조사와 실제 현장조사 결과를 보면 삵, 원앙, 황조롱이, 해오라기, 벌매, 조롱이, 참매, 소쩍새, 솔부엉이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차나 형식에 맞냐, 틀리냐가 아니라, 진짜로 필요하고 적합한 환경영양평가를 해달라, 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존립과 생존을 위해 환경부가 구조적인 틀을 고치고,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이번 도로공사만 해도 1000톤이 넘는 폐기물이 나올 것이라고 양평군은 밝혔는데, 이런 종합적인 개발이 이루어지면 더 많은 폐기물과 오폐수가 나올 것이 자명한 사실이니, 환경부는 이러한 사실을 정확하고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확하고 엄격한 환경영양평가 없이, 외부 인구를 한꺼번에 유입하면 공동주택 개발은 수질오염원 발생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공동주택 개발이 장기적으로 상수원 수질 개선 및 관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보전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시민들과 환경부가 적극 행동하고 바꿔가자”고 호소했다.
#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공사 중지 상태
한편, 양평군이 이해관계인과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한 <양서도시계획도로 소2-3호> 공사는 주민들이 반발하자 현재 공사를 중지한 상태다.
양평군은 이 도로가 주민편의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45억원을 투자하여 개설하겠다고 하는 반면, 대책위는 양수리 특성상 이 도로가 되려 교통체증을 유발시킬 구조이고, 주민들은 공회전 차와 매연에 고립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반발하면서 주민갈등을 일으키는 도로공사의 전면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