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교육감이 1000만원의 벌금형에 이어,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실패로 올해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전북교육청 전경 및 김승환 교육감)
[일요신문=전주] 전광훈 기자 = 김승환 전북교육감 체면이 제대로 구겨졌다.
지난 25일 교육청 승진 인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은데 이어, 교육부가 다음날인 26일 전주 상산고등학교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 원칙과 자사고 폐지를 입버릇 처럼 주장했던 김승환 교육감이 법원과 교육부로부터 연타를 맞으며 리더십과 도덕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자사고 부동의 핵심이 ‘재지정 평가 위법’으로 헌법학자인 김승환 교육감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구긴 꼴이다.
먼저, 대법원 판결 즉 후 김 교육감과 전북교육청은 그 어떤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앞서, 교육감은 지난해 11월 2심에서 패소한 뒤 “판결대로라면 교육감이 4급 승진 인사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인사 실무진이 가져온 것을 사인만 하면 끝난다”며 “단체장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게 현행법상 지방자치법 체계의 입법 취지냐”며 반발한 것과 달리 잠잠했다.
이어, 교육부 부동의 결정에 전북교육청은 정옥희 대변은을 통해 “교육부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한 부동의 결정은 실망이라는 단어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을 던져 주었다. 이것은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시대정신과 보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했던 그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다. 정부와 교육부는 더 이상 교육개혁이란 말을 담지 않길 바란다”고 밝힌 뒤 향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 가운데 김승환 교육감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교육감의 소통 부재(不通)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선 자사고 폐지를 주장해온 독불장군에다 법률가 출신인 김 교육감 앞에서 공무원들이 감히 위법을 입에 올리며 반론을 들 수 있었겠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왕적 교육감의 불통 정책이 빚은 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상산고가 사회통합 전형에 하자를 주장하며 수 차례 교육감 면담을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개선책 마련이란 대답뿐이었다.
여기에 김 교육감은 청와대가 교육부에 대해 부동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결정했다는 다수 언론의 보도에 대해 “페이크 뉴스”라고 잘라말했지만, 총선을 앞둔 시기인 만큼 청와대가 부동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점에는 차이가 있지만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8일 전북교육청의 상산고등학교 자사고 재지정 취소 동의 신청에 대해 국회의원 151명의 서명을 받아 교육부에 부동의를 요청했다.
당시 유은혜 장관에게 전달된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부동의 요구서’에는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이 다른 시·도 교육청에 비해 높고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지표가 무리하게 적용됐다며 전북교육청의 요청에 부동의 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입버릇처럼 ‘합법성’과 ‘원리원칙’을 강조했던 김승환 교육감이 1000만원의 벌금형에 이어,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실패로 올해 교육감 재임 후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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