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산책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제공
특히 문 대통령 지지도 상승이 일본의 수출 규제 국면에서 반등, 속앓이가 한층 커지고 있다. 보수층조차 정부의 외교적 타협론보다는 결기 있는 강대강 구도에 힘을 보태면서 대놓고 비판할 수도 없는 처지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반일 vs 친일 프레임 승자는 여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8월 총선용 개각이 ‘친정 체제 강화’로 끝날 경우 친문계와 비문계의 희비는 더욱 극명히 갈릴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회전문식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상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친문계 인사들 40여 명은 ‘청와대 이력서’를 들고 전국 각지로 퍼졌다. 청와대 1기 참모진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서울 종로)을 비롯해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성남 중원),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박수현 전 대변인(충남 공주·부여·청양) 권혁기 전 춘추관장(용산) 등이 대표적이다.
진문(진짜 문재인) 대결도 곳곳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최근엔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경기 남양주을)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로 이사, ‘청와대 참모진 vs 현역 의원’ 구도의 불을 댕겼다. 총선용 교체가 유력한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은평을)과 김영배 민정비서관(성북갑)도 같은 당 강병원·유승희 의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당 공천 룰도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에게 유리하다. 정치 신인은 최대 20% 가산점을 받는다. ‘안심번호 선거인단(일반 유권자) 50%+권리당원 선거인단 50%’도 친문계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룰이다. 안심번호 선거인단 표심은 문 대통령 지지도와 비례할 가능성이 크다.
권리당원 표심은 친문계의 비밀병기다. 이해찬 체제가 출범한 지난해 8·25 전당대회 당시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수는 약 73만 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호남은 19만 7000여 명(27%)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2∼3년간 친문계가 민주당 당권을 독식했던 것도 권리당원의 힘이 컸다.
7월 한 달간 늘어난 호남 권리당원 수만 23만 명(전남 10만 명+전북 9만 명+광주 4만 명)으로 집계됐다. 차기 공천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7월 31일까지 당권 가입 후 6개월 이상 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해야 했다.
이 때문에 당 중진 의원 등도 그간 권리당원 모집에 사활을 걸었다. 86(80년 학번·60년대 생)그룹 우원식 전 원내대표도 7월 한 달간 수천 명의 권리당원을 끌어모았다. 전직 지도부까지 권리당원 모집에 뛰어든 셈이다. 하지만 당 한 관계자는 “권리당원의 파워가 친문 프레임 낙인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