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 스캔들’에 등장하는 오정연과 정유미는 모두 ‘성덕’이다. ‘칠현부인’(강타의 본명이 안칠현이라 강타 열성팬들을 지칭하는 용어)이라 불리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오정연은 과거 방송에서 강타 열성 팬이라는 점을 자주 얘기했다. “아나운서가 되면 강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공부에 매진해 서울대에 합격했다”고 얘기할 정도다. 클럽 H.O.T 1기로 중학생 시절 별명이 ‘강타부인’이었다고 한다. 아나운서가 돼 정말로 강타를 만난 오정연은 ‘강타부인’은 아니지만 실제 ‘강타애인’이 됐지만 큰 상처만 남고 말았다.
정유미도 열성적이었다. 강타를 보기 위해 1박2일 수학여행을 간다는 가짜 가정통신문을 만들어 부산에서 서울에 올라갔을 정도다. 강타에게 선물을 주려고 추운 겨울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강타 아버지를 만난 사연을 방송에서 얘기하기도 했다. 비록 열애설이 불거졌지만 강타와 정유미는 ‘친한 동료 사이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유미와 유인영의 H.O.T 콘서트 관람 인증사진. 사진 출처 = 정유미 인스타그램
강타가 소속된 H.O.T를 좋아했던 연예인은 정말 많다. 2018년 10월 H.O.T 완전체 콘서트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를 직접 찾아 자신이 열성팬 출신임을 SNS를 통해 입증시킨 여자 연예인만 10여 명에 이를 정도다. 박한별 박은혜 정유미 유인영 신소율 심진화 윤하 서유리 레이디제인 등이 그 주인공이다.
유인영은 강타 열성팬이었는데 함께 키스신을 찍기도 했다. 강타와 같은 드라마에 캐스팅된 뒤 키스신도 있다는 얘기에 잔뜩 기대했는데 일반적인 키스신과 달리 엄지로 입술을 막고 하는 엄지키스로 촬영이 이뤄져서 아쉬웠다는 후일담을 방송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다른 멤버들의 열성팬 출신들도 많다. 박한별과 소녀시대의 윤아 등은 토니 안의 팬이었고 박지선과 선우정아는 문희준 팬이었다. 오정연이 강타 때문에 서울대에 갔다면 박지선은 문희준 때문에 고려대를 갔다. 박지선은 한 방송에서 “당시 콘서트에서 ‘우리 좋아해 주는 것도 고맙지만 공부 열심히 해야 돼요’라는 문희준의 말을 듣고 H.O.T 숙소 앞 가로등 아래서 책을 펴고 공부를 해, 결국 전교 1등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H.O.T 열성팬 출신 신소율은 실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H.O.T. 팬 역할을 했었다. 그런데 도중에 젝스키스 팬으로 넘어가는 캐릭터였던 데다 상대배역은 실제 젝스키스 멤버였던 은지원이었다. 훗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신소율은 “학창시절 좋아한 가수가 H.O.T.뿐이라 ‘사랑해요 H.O.T’만 외쳐봤는데 노란색 우비를 입고 젝스키스 팬 역할을 하는 게 너무 어색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H.O.T와 쌍벽을 이룬 젝스키스 열성팬 출신으로는 김영희 솔비 유빈 황인선 등이 있다. 역시 젝스키스 콘서트를 찾았던 김영희는 자신의 SNS “나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했던 #젝스키스 성덕이 갑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젝스키스 콘서트를 찾은 김영희. 사진 출처 = 김영희 인스타그램
또한 god의 열성팬이었던 연예인으로는 아이유, 혜리, 엠블랙 미르 등이 있다. 특히 초등학생 시절부터 god의 열성팬이었다는 아이유는 god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성덕의 끝판왕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한편 아이유가 god 열성팬 출신의 성덕이라면 아이유의 열성 팬이었던 성덕들도 있다. 트와이스의 나연과 방탄소년단 정국 등이 대표적인 아이유 열성팬 출신의 성덕이다. 이 정도면 성덕 계보도까지 만들 수도 있을 정도다.
이 외에도 성덕 연예인은 많다. 아이돌을 좋아하다가 실제 아이돌 멤버가 된 성덕들도 있다. 트와이스의 미나는 씨앤블루의 정용화 열성 팬이었으며 모모랜드의 제인은 인피니티 엘의 열성 팬 출신이다. 아이오아이 출신 전소미는 2NE1, 특히 공민지의 열성팬이었다. 엑소의 시우민은 동방신기, 샤이니의 키는 보아의 열성 팬이었다. 시우민과 키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을 좋아하는 열성 팬으로 시작해 결국 SM엔터테인먼트의 일원이 된 보기 드문 사례의 연예인이다.
민우혁도 대표적인 성덕이다. 학창시절 핑클의 열성팬으로 특히 옥주현을 좋아했다는 민우혁은 뮤지컬 배우가 돼 ‘안나 카레니나’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 외에도 박보검은 이효리의 열성 팬이었으며 신혜선은 원빈의 열성 팬이었다.
이선균 전혜진 부부는 성덕이 결혼으로 이어진 사례로 유명하다. 연극배우로 활동할 당시 전혜진은 ‘대학로 전지현’으로 불리며 연극계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 전혜진에게 한눈에 반한 이선균은 마침 친구가 전혜진과 같은 극단에 들어가자 소개팅 주선을 부탁했다. 이후 적극적인 구애로 연인이 돼 7년여의 열애 끝에 2009년 결혼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