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원미 을은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설훈 후보가 5만 7198표를 득표하며 4만 7929표를 얻은 새누리당 이사철 후보와 2만 6519표를 얻은 국민의당 이승호 후보를 누른 곳이다. 당시 설훈 후보는 호남 출신의 국민의당 이승호 후보에게 2만 5000표 이상이 갔음에도 19대에 이어 지역을 수성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설훈 의원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미래도시환경 최규선 대표에게 20만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피선거권이 10년 제한되는 형을 받았지만 2007년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면 복권된다. 2012년 19대 총선에 부천 원미 을로 지역구를 옮겨 새누리당 손숙미 후보를 꺾고 3선에 성공한다. 20대 국회 전반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올랐다.
4선 의원이자 민주당 최고의원인 설훈 의원은 당내 중진 중의 중진이다. 하지만 민주당 공천 룰에 따라 합당한 경쟁자가 있으면 경선을 거쳐야 한다. 지역에서는 김만수 전 부천시장의 이름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김만수 전 부천시장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지역 정가에서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낳았다. 김만수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는 답변을 하며 “원혜영 의원이 출마하지 않으면 부천 오정에 출마하고 원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선을 위해 돕겠다”는 말을 했다. 원미 을 출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해보지 않았다”는 대답을 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설훈 의원과 붙어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편 원혜영 의원실은 총선 출마를 묻자 “출마한다”는 답변을 했다. 5선의 원혜영 의원은 6선에 성공할 경우 국회의장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출마를 준비하는 김 전 시장의 거취가 부천 현역의원들 사이에서도 관심사다.
김만수 전 시장에 대해 설훈 의원실은 “여러 이야기가 떠돌고 있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늘 전력질주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 경선 이후 본선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 임해규 당협위원장은 원미 갑에서 오신 분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설훈 의원은 10여 년간 닦아온 지역구 관리는 물론 선거 경험 등에서 김만수 시장은 물론 야당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다. 다만 다선에 대한 피로감, 김만수 전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호감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