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연이은 ‘문어발 연애’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H.O.T.의 멤버 강타. 사진=강타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H.O.T. 팬덤 내에서는 오는 9월 20~22일 예정된 H.O.T.의 재결합 후 두 번째 콘서트 ‘2019 High-Five of Teenagers(2019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앞서 지난 1일 불거졌던 강타의 이른바 ‘문어발 연애’ 논란으로 인해 팬덤이 양분된 것이다. 물의를 일으킨 강타를 콘서트에서 배제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5인 멤버를 유지할 것인지를 놓고 팬덤 내부에서 거친 말이 오가기도 했다.
레이싱 모델 우주안이 ‘실수로’ 올렸다는 강타와의 연애 영상을 시발점으로 불거진 그의 문어발 연애 상대로는 배우 정유미, 아나운서 오정연 등이 거론됐다. 특히 오정연은 직접 자신의 SNS에 강타와의 연애 중 강타가 우주안과 바람을 피웠다고 지적한 글을 올리면서 논란에 더욱 기름을 붓기도 했다. 더욱이 오정연과 우주안이 서로를 저격하며 SNS 설전을 벌이는 동안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강타는 침묵을 지키고 있어 대중들의 더 큰 질타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오정연의 지인이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가 언론 매체에 “다른 피해자들도 있다”고 밝히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를 토대로 한 증권가 지라시에는 “강타 때문에 아나운서실이 발칵 뒤집혔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돌기도 했다.
H.O.T.는 내달 사흘에 걸친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사진=솔트이노베이션 제공
결국 강타가 2일과 4일 두 차례에 걸친 사과문을 발표하고 신곡 발매 중단과 출연이 예정됐던 뮤지컬 ‘헤드윅’에서까지 하차하는 것으로 사건은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 강타를 향한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도 이쯤에서 거둬지는 듯했다.
문제는 팬덤이다. 다음달 H.O.T. 완전체의 두 번째 콘서트를 앞두고 팬덤 내에서는 “강타를 제외한 네 명의 멤버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과 “마지막 콘서트일 수 있는데 5명의 완전체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팬덤 내에서 강타의 콘서트 참여를 놓고 가장 크게 반발하는 이유는 ‘팬 기만’에서 비롯됐다. 앞서 강타의 문어발 연애에 피해를 본 여성들이 모두 강타의 오랜 팬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건드릴 사람이 없어서 자신을 우상처럼 좋아하고 따르는 팬을 건드리냐”는 게 강타를 보이콧하는 팬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오정연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이 H.O.T.의 오랜 팬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으며, 우주안 역시 자신의 SNS에 무한도전 토토가 방송을 보며 H.O.T.를 응원하는 글을 다수 올린 바 있다. 이러다 보니 “강타가 팬을 건드렸다”는 것만으로 이제까지 H.O.T.의 팬을 자처해 온 다른 연예인들까지 ‘강타의 문어발 상대가 아니냐’는 불쾌한 의심을 사는 피해를 입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H.O.T.의 2018년 콘서트 화면.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여기에 더해 강타가 우주안의 영상 게재로 열애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 거짓말로 모면하려했다는 점도 팬덤의 역린을 건드렸다. 우주안과 지난해 헤어진 뒤 올 7월부터 다시 만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년 전에 끝난 인연”이라고 거짓말을 해 팬들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이후 우주안과 오정연의 앞 다툰 폭로전이 이어지기까지 침묵을 고수하다가, 사태가 심각해지자 그때서야 다시 사과문을 올리는 등의 행동도 팬들을 더욱 실망하게 했다.
이미 H.O.T.의 팬덤은 팬 기만 등을 이유로 그룹 리더였던 문희준(41)에 대한 단체 보이콧 행동을 취한 바 있다. 문희준이 걸그룹 크레용팝의 전 멤버 소율과 속도위반 결혼을 감추려 거짓말로 대중과 팬덤을 기만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의 행동을 눈 감아 줄 수 없어 문희준을 제외한 4인(장우혁, 토니안, 강타, 이재원)만을 지지한다는 게 당시 팬덤의 주장이었다.
결국 같은 ‘팬 기만’으로 멤버 한 명은 팬덤 전체의 보이콧을 당했는데 다른 한 명은 흐지부지 넘어가선 안 된다는 게 강타의 콘서트 불참을 원하는 팬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문희준 역시 1년 뒤에 ‘무한도전-토토가3’를 통한 H.O.T. 재결합으로 보이콧이 흐지부지됐으니 강타도 이번이 완전체로서 마지막일지 모르는 콘서트는 그대로 진행하는 게 옳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처럼 의견이 취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서 문희준이나 젝스키스의 강성훈의 경우와는 달리 보이콧 성명서 등의 단체 행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솔트이노베이션 제공
H.O.T.의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공연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 측은 “강타의 콘서트 하차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이에 대해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강성훈의 사례는 YG엔터테인먼트에 젝스키스라는 그룹이 속해 있었기 때문에 소속사가 퇴출과 계약 종료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었지만 H.O.T.는 프로젝트 그룹에 가깝기 때문에 쉽지 않다”며 “아마 콘서트 계약에서 위약금 문제 때문일 수도 있고, 젝스키스처럼 팬덤 전체가 직접 움직이지 않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으므로 굳이 다른 멤버들이나 공연 기획사가 선수 칠 필요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콘서트까지 어영부영 그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지 않겠나”라고 짚었다.
한편, 강타는 이번 사태 직후인 지난 3~5일 예정돼 있던 SMTOWN LIVE 2019 IN TOKYO(SM타운 라이브 2019 인 도쿄) 콘서트에 ‘컨디션 불량’을 이유로 불참했다. 4일 예정됐던 새 싱글 ‘러브 송(LOVE SONG)’의 발매도 취소됐으며 6일에는 뮤지컬 ‘헤드윅’의 하차도 최종 결정됐다. 현재 그의 공식 일정은 9월 H.O.T. 콘서트 뿐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