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박성현.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최근 골프 선수 박성현의 아버지인 전 대학 축구 감독 박 모 씨가 수천만 원 대의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졌다. 박 씨는 2005년 경북 지역의 한 사립대학의 축구팀 창단 감독을 맡아 2011년까지 팀을 이끌다 그만뒀는데 일부 학부모들에게 서울의 한 대학 진학과 청소년 국가대표를 시켜주겠다는 이유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현재 이 사건은 피해를 당한 학부모들의 고소로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골프계의 한 관계자는 박성현 부모가 오래전 이혼 후 남남처럼 살고 있었다고 한다. 박성현이 골프로 이름을 알리고 수입이 생기면서 아버지가 진 빚을 갚아줬고, 이후에도 자식 된 도리를 다했다는 것. 그러나 아버지가 고소를 당하는 바람에 ‘박성현 아버지’라는 사실이 부각됐고, 언론에 알려지면서 박성현도 적잖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스포츠 스타플레이어 중에는 이렇듯 말 못할 가족 문제로 속앓이를 하는 선수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대부분 자식은 잘못이 없다.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고, 집을 나와 따로 살거나 외국에서 활약하는 터라 아버지가, 어머니가 어떤 잘못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2년 전에는 골프선수 유소연 아버지 유 모 씨가 밀린 세금을 납부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욕설과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소연까지 비난에 휩싸였다. 유 모 씨는 2001년부터 2006년에 부과된 지방세와 가산세 총 3억 1600만 원을 뒤늦게 전액 납부했는데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에게 ‘출근할 때 차 조심하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던 것.
골프 선수 김해림은 아버지 김 모 씨의 ‘갑질 논란’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2017년 5월 한 골프장에서 김 모 씨가 김해림의 소속사 매니저에게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영상을 통해 공개되었기 때문. 이후 김해림은 KLPGA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KLPGA ‘기부천사’로 인기와 명성을 드높였던 김해림은 아버지의 갑질 논란으로 이미지에 먹칠을 당했다.
그 이전에는 한 유명 골프 선수 아버지의 성폭행 사건으로 골프계가 발칵 뒤집어진 적도 있었고, 또 다른 유명 골프 선수의 어머니는 갤러리들이 보는 앞에서 캐디의 뺨을 때린 사건도 발생했다.
물론 골프에만 한정된 일은 아니다. 다른 종목에서도 심심찮게 운동 선수 가족들의 일탈 행위를 접할 수 있다. 이 모든 일은 선수한테 영향을 미친다. 쉽게 슬럼프에 빠지거나 가족의 좋지 못한 행동으로 선수의 이미지도 망가진다. 한 유명 선수는 기자에게 “할 수만 있다면 부모와의 인연을 끊고 싶을 정도”라고 괴로움을 호소한 적도 있었다.
한 골프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요즘에는 선수와 계약 맺을 때 가족들, 특히 부모와 관련된 조사도 뒤따른다. 이전처럼 부모가 갑질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지만 행여 부모의 일탈로 선수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을지 체크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자식이 잘되기만을 바라며 조용히 응원하는 편이지만 여전히 정신 못 차리는 부모가 있다는 게 문제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