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C 모델 중단을 선언한 정유미. 고성준 기자
DHC의 자회사인 ‘DHC테레비’의 유튜브 콘텐츠 ‘진상 도로노몬 뉴스’에 최근 혐한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 ‘진상 도로노몬 뉴스’에 출연한 한 극우 성향의 출연자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예술성이 없다. 내가 현대미술이라고 소개하며 성기를 내보여도 괜찮은 것인가”라고 얘기했다. 극우 성향의 소설가인 햐쿠타 나오키도 출연해 “조선인들은 한문을 썼는데 한문을 문자화하지 못해, 일본에서 만든 교과서로 한글을 배포했다.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DHC코리아 모델이었던 정유미는 모델 중단을 선언했다. 공식입장을 통해 “DHC 본사 측 발언에 중대한 심각성을 느껴 정유미의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정유미 SNS 내 DHC 관련 게시물도 삭제한 상태”라며 “해당 기업과의 재계약 역시 절대 없을 것임을 알려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불똥은 다른 일본 기업 CF에 출연한 연예인들에게도 튀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일본 불매운동의 중심에 선 유니클로와 아사히 맥주다. 유니클로 에어리즘은 지성, 아사히 맥주는 조인성이 CF 모델로 활동 중이다. 이 외에도 일본 화장품인 한국오츠카제약의 우르오스 모델 유연석, 일본 뷰티 브랜드 시세이도 모델 전소미 등이 비슷한 처지다.
특히 지성의 경우 일본 불매운동 초기부터 유니클로가 너무 부각된 부분이 매우 우려스러운 분위기였다. 유니클로 본사 임원이 “불매운동의 영향이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 등의 한국 폄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CF 모델인 지성까지 여파가 미치지는 않았지만 정유미의 DHC 모델 중단 선언 이후 상황이 난처해졌다.
지성이 출연한 유니클로 에어리즘 CF.
그렇다고 모델 중단을 선언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모델 측이 일방적으로 광고 모델 중단을 선언할 경우 이미 수령한 모델료의 2~3배 정도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박보영과 박나래는 한숨 돌렸다. 이들 역시 논란이 됐던 토레타와 조지아 커피 CF 모델이기 때문이다. 토레타와 조지아 커피는 일본 불매운동 초기에 지목을 받았던 제품 가운데 하나였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에서 언급한 일본 불매 상품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국코카콜라는 “토레타와 조지아 커피는 일본코카콜라가 아닌 코카콜라 글로벌 본사에서 브랜드에 관한 모든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제품으로 일본산 제품이 아니”라며 “해당 제품의 판매는 일본코카콜라의 실적과는 무관하며, 이로 인해 로열티 등 어떤 경제적 이익도 일본으로 지급되는 것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다소 애매한 상황에 놓인 연예인들도 있다. 정확히 일본 제품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제품의 CF 모델인 경우들이다. 이 부분에선 관련 연예인들보다 이들을 CF 모델로 기용한 기업에서 더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자사 제품이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될 경우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한 만큼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는 것.
대표적인 경우가 제품은 일본 브랜드지만 한국 일본 합작기업인 동아오츠카다. 동아 오츠카는 한국 동아쏘시오그룹의 자회사로 1979년 일본 오츠카제약과 합작해서 설립된 기업이다. 지분율은 일본 오츠카제약이 50%, 한국 동아쏘시오홀딩스가 49.99%로 대표이사도 양동영과 다치바나 도시유키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홈페이지에 배너를 띄워 국내기업임을 설명하고 있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현재 동아오츠카의 대표 브랜드인 포카리스웨트 CF 모델은 트와이스며 오로나민C의 CF 모델은 헨리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