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왕실장’으로 통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대구·경북(TK)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보수의 핵심 요충지인 TK는 민주당에 험지를 넘어 ‘사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곳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낀 ‘김수현 카드’가 급부상한 것이다.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고성준 기자
당 한 관계자는 “당이 TK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밝혔다. 경북 영덕 출신인 김 전 실장은 구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뒤 경북고를 거쳐 서울대 도시공학과에 입학했다
‘김수현 TK 전략공천 1호’에는 인물 경쟁력으로 지역주의를 넘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앞서 20대 총선에선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이를 입증했다.
당 안팎에선 조명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허소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 행정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현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이 TK 출마자로 거론된다.
일각에선 전략가인 이 대표가 여의도로 복귀하는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에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마케팅을 업고 차기 총선 공천권에 ‘무임승차하지 말라’는 시그널이라는 얘기다.
청와대 이력서를 들고 4·13 총선 출발선에 선 전·현직 참모진은 약 40명 안팎에 달한다. 민주당이 정치 신인에게 최대 20% 경선 가산점을 주기로 하면서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의 여의도 입성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비문(비문재인)계 내부에선 “친정체제 구축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친노 좌장이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을 향해 ‘사지로 간다는 각오’로 여의도에 오라는 무언의 압박을 한 셈이다. ‘총선 공천권은 나에게 있다’는 청와대를 향해 보내는 시그널로도 보인다.
이 대표 구상은 당내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막고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과의 주도권을 잡는 ‘일거양득’ 전략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대표와 청와대 간 전·현직 참모진 간 갈등이 표면화할 경우 TK 공략은커녕 여권 분열이 당 전체를 휘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