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윌리암스포트 볼룬티어 야구장에서 펼쳐진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인터내셔널 토너먼트1차전에서 베네수엘라를 10대 3으로 꺾은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 사진=이동섭 기자
[일요신문]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첫 경기에서 난적 베네수엘라를 10대 3으로 제압했다.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승부에서 한국의 뒷심이 돋보였다.
8월 17일 오전 0시(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윌리암스포트 볼룬티어 야구장에선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1차전이 열렸다.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1차전을 위해 최정예 라인업을 꾸렸다. 투수 나진원과 포수 현빈이 1-2번 테이블세터에 포진했다. 클린업 트리오로는 유격수 박민욱, 우익수 양수호, 3루수 이시영이 출격했다.
1루수 손원규는 6번, 좌익수 정기범은 7번, 중견수 임현진과 2루수 박준서는 각각 8-9번 타자로 나섰다. ‘히든카드 듀오’ 임성주-민경준, 좌타자 차정헌, ‘슈퍼 서브’ 유준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팀은 한국이었다. 1회 초 한국 선두 타자 나진원이 잡아당긴 공을 베네수엘라 1루수 루이스 어센시오가 흘렸다. 나진원은 질풍처럼 3루로 질주했고, 경기 시작과 함께 노아웃 3루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번 타자 현빈이 2루수 쪽 내야안타를 때려냈다. 나진원이 홈으로 들어왔다. 1대 0 한국의 선취점이었다.
2회 말 베네수엘라는 반격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타선은 한국 선발투수 나진원이 제구 난조에 빠진 틈을 타 볼넷 2개 사구 1개를 솎아내며 1아웃 만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엔 베네수엘라 8번 타자 브라얌 아팔모가 들어섰다.
아팔모는 나진원이 던진 공에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아팔모 방망이에 맞은 공은 묘한 코스로 흘러갔다. 투수 나진원이 급하게 공을 잡은 뒤 1루 송구를 시도했다. 하지만 코스가 절묘했던 까닭에 나진원은 송구 힘조절에 실패했다. 나진원이 던진 공은 포수 현빈의 머리 위를 넘어갔다. 실책이었다. 순식간에 베네수엘라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왔다. 1대 2 베네수엘라의 역전이었다.
여기서 한국 코칭스태프는 빠른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나진원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건 ‘우완 파이어볼러’ 양수호였다. 양수호는 추가 실점 없이 2회 말을 마무리했다.
베네수엘라전 수훈 선수 나진원. 나진원은 4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4득점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다. 사진=이동섭 기자
역전을 허용한 한국은 3회 초 곧바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나진원이 베네수엘라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현빈과 박민욱이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한국은 3대 2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박민욱은 양수호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당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태그업으로 추가점을 만들어내는 배짱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3회 말 베네수엘라에게 1점을 내주며, 4대 3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갔다. 이어진 4회 초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3점을 따내며, 베네수엘라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놓았다. 1아웃 주자 2, 3루 상황에서 나진원의 2타점 3루타가 터졌다. 3루 주자가 된 나진원은 다음 타자 현빈이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당한 상황에서 홈을 노렸다. 나진원은 공보다 먼저 홈을 밟는 데 성공했다. 7대 3이 된 순간이었다.
5회 초엔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 승기를 굳히는 쐐기 홈런이 터졌다. 한국 대회 첫 홈런의 주인공은 나진원이었다. 나진원은 2아웃 주자 1, 2루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두 번째 투수 이브라힘 루이즈의 공을 힘찬 스윙으로 맞이했다. 나진원 배트에 맞은 공은 빨랫줄처럼 뻗어 중앙 담장을 넘겼다. 10대 3. 경기 흐름은 완전히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남은 경기에서 스코어보드의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한국 세 번째 투수 정기범은 안정적인 투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는 한국의 10대 3 승리로 끝났다.
이날 한국의 수훈 선수는 단연 나진원이었다. 나진원은 타석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베네수엘라전 나진원은 4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나진원의 성적은 1.1이닝 2실점(비자책)이었다. 한편 현지 방송 매체 ‘ESPN’은 이날 경기 한국의 끈끈한 수비와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에 찬사를 보냈다.
베네수엘라전 승리로 한국은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2회전에 진출했다. 한국의 2회전 상대는 캐리비안 지역 대표 퀴라소다. 퀴라소는 8월 16일 펼쳐진 오스트레일리아와의 1차전 경기에서 11대 0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2회전에 진출했다.
한국과 퀴라소의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2회전은 8월 18일 오후 10시에 윌리암스포트 볼룬티어 야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로써 사상 4번째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위대한 도전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