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무서운 기세를 자랑하는 일본 리틀야구 대표팀. 일본의 다음 상대는 ‘숙명의 라이벌’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다. 사진=LLWS
[일요신문] ‘어린이 한일전’이 성사됐다.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2라운드에서 일본이 멕시코를 꺾었다. 일본은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과 운명의 라이벌전을 펼칠 예정이다.
8월 19일 오전 2시(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윌리암스포트 볼룬티어 야구장에선 일본과 멕시코의 경기가 열렸다.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3라운드를 가는 길목에서 펼쳐진 승부였다.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일본은 ‘유럽-아프리카 지역 대표’ 이탈리아를 20대 0으로 대파했다. 멕시코는 캐나다에 5대 0 완승을 거뒀다. ‘ESPN’을 비롯한 많은 매체는 일본과 멕시코의 경기가 팽팽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팀은 탐색전을 벌이며, 0대 0으로 1회를 마쳤다. 그리고 2회 말 노아웃 상황, 일본의 선취점이 터졌다. 일본 선발투수 겸 7번 타자 유토 카케바가 멕시코 선발투수 마르셀로 에레라가 던진 공을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버린 것.
선취점을 낸 일본은 거침없이 멕시코를 몰아붙였다. 3회 말 일본은 선두 타자 하루토 오와다가 볼넷을 얻어내며, 찬스를 얻었다. 여기서 멕시코가 자멸했다. 멕시코 3루수와 중견수가 연이어 실책을 저지르며, 한 점을 더 내줬다. 다음 상황 멕시코는 투수의 폭투로 추가 실점했다. 스코어는 3대 0이 됐다.
기세를 탄 일본 타선은 적시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일본 다이키 코바리는 중견수 머리를 넘기는 빨랫줄 같은 2루타를 터뜨리며, 1점을 추가했다. 대타로 나선 리쿠토 도이는 절묘한 코스에 떨어지는 중전안타로 또 한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타선의 응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일본은 3회에만 4점을 내며 5대 0으로 앞서갔다. 사실상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시점이다. 6회 초 멕시코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 끝날 때까지 스코어에 변동은 없었다. 경기는 일본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날 경기에서 일본 투수진의 ‘분업 야구’는 인상적이었다. 선발투수 카케바는 3.1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셋업맨 리츠 니시카와는 1.2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잡아내며 바통을 마무리투수에게 넘겨줬다. 마무리투수 유토 미사키는 1이닝 3탈삼진 퍼펙트 투구로 경기의 막을 내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카케바-니시카와-미사키 모두 고른 기량을 선보이며, 일본 ‘마운드의 탄탄함’을 자랑하는 모양새다.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2경기를 치른 일본은 25득점 무실점을 기록하며, 완벽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기세 역시 대단하다. 이제 시선은 일본이 ‘영원한 라이벌’ 한국을 상대로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쏠린다. 미국 현지 매체에서도 ‘어린이 한일전’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다. 한국 야구 소년들은 베네수엘라와 퀴라소를 격파한 뒤 일본까지 꺾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이동섭 기자
일본을 상대할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기세 역시 만만치 않다. 한국은 ‘난적’ 베네수엘라와 퀴라소를 연이어 격파하며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3라운드에 선착했다. 그 가운데 리틀 대표팀 이민호 감독(대전 중구리틀)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 감독은 “오늘 경기를 보니, 역시 일본은 야구를 섬세하게 한다. 투수들의 볼배합이 상당히 복잡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선수단 분위기는 정반대다. 2연승으로 사기가 충천해 있는 리틀 대표팀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이번 대회 놀라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희동이’ 나진원은 “일본 투수들의 볼이 그렇게 빠른 것 같지 않다. 자신감을 갖고 쳐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포형 대타 자원’ 민경준은 “다음 일본전에선 꼭 큰 것 한방을 쳐내고 싶다. 일본은 꼭 이기고 싶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슈퍼 초딩’ 정기범은 “겁먹지 않고 일본과 멋진 승부를 펼쳐 보겠다”고 말했다.
‘어린이 한일전’에 승리한 팀은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챔피언십’에 선착하게 된다. 진 팀은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패자부활전)’에서 다시 한번 반등을 노려야 한다.
3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과 일본의 ‘어린이 한일전’,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편일까. ‘어린이 한일전’은 8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윌리암스포트 라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