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이 펴낸 책 ‘미래 공부’ 소개글의 일부 내용이다. 그는 처음에 경제적 성공의 기회를 찾는 방법론으로 미래학을 이해했지만 이내 많은 기회를 미리 알아도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삶에서 미래 연구는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기회는 남들이 설계해놓은 게임에서 이미 정해진 사람에게만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위원은 세상이 이렇게 굴러간다면 미래가 평범한 우리에게 희망이 될 수 없음을 폭로하는 것이 미래학의 역할이라고 재정의했다. 이런 작업은 미래 연구의 주요한 동기로 작용했지만 좌절을 반복하는 삶의 구조를 그저 폭로한다고 현재의 삶이 쉽게 바뀌지 않음도 여러 차례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지금은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조건과 환경은 무엇일지 탐색하고 있다.
‘미래 공부’는 미래 예측 시나리오를 각자 그려볼 수 있도록 목표를 삼되 현재의 문제를 더욱 분명히 보도록 훈련하는 데 집중한다. 또 과거를 인식하는 방식도 주요한 툴로 다룬다. 기존의 관행적인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어두운 전망보다는 기대를 품게 하는 미래들을 제시하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누가 더 미래를 잘 예측할 수 있을까. 다음은 ‘미래 공부’ 소개글의 일부다.
“확신을 갖기보다 중립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미래를 더 정확히 예측한다. 이들은 성실성, 신중함, 성찰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질적인 시각들을 아우르는 통합성, 상세한 정보에 근거한 판단, 지속적 정보 갱신의 특성을 나타냈다. 이들 부류는 어느 예측 정보도 한 번에 신뢰하지 않고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으며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질문을 내놓거나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나갔다.”
박 연구위원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지향성과 미래지향성 중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를 선택했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 실현 가능성을 끊임없이 탐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미래지향성이 인류의 보존과 진보를 위해 견지해야 할 중요한 태도라고 말한다.
박 연구위원의 청년 시절의 불안과 좌절은 그를 미래학으로 안내했고, 이는 다양한 시민과 함께 미래상을 이야기하고 시나리오를 확장하는 독특한 이론을 탄생시켰다. ‘미래 공부’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고 불안한 미래를 당당하게 맞이하려는 독자들에게 박 연구위워은 이렇게 말한다.
“미래 예측은 변화를 앞서 이해해 그에 대응할 뿐 아니라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며 변화를 일으키려면 지배적인 시각에 저항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은 오늘의 반복이 될 것이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