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의 역사는 건설회사 (주)우방이 1992년 오픈한 ‘우방타워’에서 시작한다. 1995년에는 ‘종합테마파크 우방타워랜드’라는 이름의 놀이공원으로 개장했지만 (주)우방의 경영난으로 인해 2005년 쎄븐마운틴그룹이 우방타워랜드를 인수했다. 이후 우방타워랜드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됐고, 2007년에는 C&우방랜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쎄븐마운틴그룹도 경영난을 피해가지 못했고, 결국 2010년 이랜드그룹이 C&우방랜드를 인수했다. 2011년에는 이월드로 사명을 변경해 현재까지도 이월드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이월드의 지분은 이랜드 계열사인 이랜드파크가 59.81%, 다른 계열사인 이랜드월드가 14.59%를 갖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이월드에서 경찰들이 놀이기구 사고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랜드그룹 전체 수익에 비하면 이월드는 이전까지 큰 수익을 벌어들이는 회사는 아니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월드의 매출은 336억 원, 영업이익은 46억 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 이월드는 매출 912억 원, 영업이익 113억 원을 거둬들이며 이미 지난해의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월드는 올해 1월 계열사 이랜드월드의 쥬얼리 사업부를 양수했다. 이월드의 쥬얼리 사업부는 로이드(LLOYD), 오에스티(OST)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의 도소매 사업을 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370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월드 쥬얼리 사업부의 매출은 71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78.7% 수준이다. 테마파크 사업부 매출은 19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81억 원과 비교해 그렇게까지 큰 성장을 이룬 건 아니다. 따라서 이월드의 매출 성장은 쥬얼리 사업부가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월드는 쥬얼리 사업부를 양수할 당시 “쥬얼리 사업 확장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양수한다”며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 및 신규 사업부문 확장을 통한 콘텐츠 확장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장사인 이월드가 비상장사인 이랜드월드에 비해 외부 투자 유치가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는 이월드와 이리츠코크렙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둘뿐이다.
이월드는 지난 14일 엔터테인먼트 기업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 MOU를 통해 쥬얼리 사업의 확장 및 해외 진출에 대해 협업할 예정이다. 또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소속 배우들을 활용해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하게 된다. 화이브라더스코리아에는 유해진, 김윤석 등 유명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MOU를 맺으면서 언급했듯 이월드 쥬얼리 사업부는 해외 진출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쥬얼리 시장규모는 2014년 이후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세계 통계 등에 따르면 북미와 중국에서 높은 성장이 전망된다”며 “세계 경제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개성을 표현하는 욕구가 커짐에 따라 쥬얼리 사업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MOU 체결 이틀 후 이월드에서 벌어진 사고로 인해 이월드 입장에서는 쥬얼리 사업의 해외 진출보다 사고 수습에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월드 측은 지난 19일 “향후 (A 씨의) 치료와 관련해 환자와 가족들께서 원하는 바에 따라 충분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며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동시에 해당 놀이시설 및 운영과정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월드 매출에서 쥬얼리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는 하지만 테마파크 사업부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이랜드그룹이 이월드를 인수할 때인 2010년, 이월드는 매출 159억 원, 영업손실 17억 원의 적자기업이었다. 이에 이랜드는 각종 행사를 유치하면서 이월드를 매출 300억 원대의 흑자기업으로 전환시켰다. 이월드가 쥬얼리 사업부 해외 진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테마파크 사업 역시 이월드가 가지고 가야 하는 사업이다.
이월드의 대처 덕분인지 온라인 등지에서는 이월드의 안전 문제를 비판하는 여론은 어느 정도 있을지언정 원색적인 비난 여론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사고가 발생한 놀이기구 ‘허리케인’ 운영이 중단됐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당분간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여름방학철인 8월에 많은 관람객들이 온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월드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이월드 주가 상승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덕? 지난 8월 1일, 이월드의 주가는 2755원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8월 16일 3600원으로 올랐다. 다만 사고 때문인지 8월 19일에는 주가가 3360원으로 하락했다. 이월드의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있다고 증권가에서는 분석한다. 이랜드그룹은 SPA(기획, 제조, 유통 등의 전 과정을 맡는 의류 전문점) 브랜드 스파오(SPAO)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 계열사 중 상장사가 이월드와 이리츠코크렙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뿐이고, 사업회사는 이월드밖에 없어서 이월드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초기에는 모나미, 하이트진로 등에 비해 이월드가 눈에 띄지는 않았다. 지난 7월 1일 이월드의 주가는 3150원, 7월 31일 주가는 2860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하지만 인터넷 등지에서 뒤늦게 이월드를 주목하면서 수혜주로 뽑힌 것이다. 이월드가 단순 일본 불매운동의 수혜주가 아닌 나름의 저력을 가진 회사라는 분석도 있다. 불매운동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6월,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올해는 쥬얼리 사업부 합병에 따른 급격한 실적 성장이 기대되며 장기적으로 해외진출을 통해 영업실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8년 이월드 방문객 수(186만 명)는 국내 테마파크 3위에 해당하며 이랜드그룹이 인수했던 시점에 방문객 수가 153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호텔롯데 월드 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38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430억 원으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 사업부의 매출은 3114억 원에서 3261억 원으로 늘어나는 등 테마파크 업계의 매출은 전체적으로 상승세에 있다. 박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