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 흥행몰이 1등 공신, DGB대구은행파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일요신문] K리그가 관중몰이에 순풍을 달았다.
K리그1이 26라운드 일정을 마친 21일 현재, 누적 관중수 126만 6명, 평균 8077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시점에 대비해 54.9%가 상승한 수치다.
2019시즌 12라운드를 남겨 리그 전체 일정의 3분의 2를 조금 넘긴 시점에 지난해 전체 관중수(123만 1320명)를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2012년 이후 최다 관중 기록을 노려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국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12년부터 관중 집계 방식에 변화를 줬다. 2012년부터 ‘실관중 집계’를 도입했다. 이전까지는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관중수를 집계해 연맹에 전달했다. 시즌권 판매분을 관중수에 일괄적으로 합산하거나 티켓 발행수를 관중수로 표기하는 등 허수가 많았다. 2012년부터 경기장에 입장한 인원만을 집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유료관중 집계’가 도입됐다. 실관중 중에서도 무료표 입장 관중은 공식관중에서 제외됐다. 선진 축구리그는 관중 수입이 구단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K리그 또한 건강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같은 관중 집계 방식을 도입했다.
유료관중을 공식관중수로 표기하며 연맹은 대외적으로 표기되는 관중수 하락을 감수해야했다. 실제 2017시즌 평균관중(6502명)에 비해 2018시즌 평균관중(5444명)이 1000명 이상 하락했다. 연맹은 수치 회복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평균관중이 상승했다.
K리그2는 상승 폭이 더 크다. 올해 31만 9112명이 경기장을 찾아 평균 2659명을 기록, 지난해 전체 31만 2361명, 평균 1707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동시점대비 평균관중 75%나 상승했다.
이에 연맹에서는 올 시즌 큰 폭의 관중 증가 요인으로 여러가지 분석을 내놨다. 첫번째로는 대표팀의 선전과 전국구 스타의 등장이다. 지난해부터 A대표팀을 비롯한 각급 대표팀이 월드컵부터 아시안게임, 최근 U-20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좋은 성과를 거둬왔다.
이 같은 국제대회를 통해 K리그에도 조현우, 문선민, 이용 등 전국구 스타들이 등장했다. 조현우는 유벤투스와의 친선전을 위해 실시한 팬투표에서 골키퍼로는 보기 드물게 득표수 전체 1위를 차지해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U-20 월드컵을 통해 조영욱, 전세진, 이광연 등 신예 스타들도 새롭게 등장했다.
또한 연맹은 구단들의 인식전환을 관중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대구 FC는 올 시즌 인기몰이에 큰 기여를 한 구단이다. 접근성이 좋은 전용구장이 새롭게 개장했다. 늘어난 관중이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었고 선수들도 열정적인 플레이로 보답하고 있다. 대구가 새로운 롤 모델로 타 구단도 마케팅과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선수단의 인식 변화 또한 한몫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실시했던 ‘5분 더 캠페인’이 부활됐다. 실제경기시간을 5분 더 늘려 경기지연시간을 최소화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시즌 전 각 팀 주장들과 선수위원회가 뜻을 모았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지도자들 또한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올 시즌 유독 여름철 관중 하락이 덜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실제 월별 평균관중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7월 7015명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8월들어 8143명으로 반등했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8월 최고 관중이다. 이에 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들이 ‘축캉스’, ‘워터파크’등 여름 특화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나선 효과”라면서 “구단과 협의해 축캉스와 같은 아이디어를 내면 연맹이 재원에 일부 도움을 줬다. 향후 다가올 가을철 행사 또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재가 겹친 K리그는 최근 8년 내 최고 관중 기록을 노린다. 평균 8077명에서 현상 유지만 된다면 기록 경신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부터 K리그1은 8000이상의 평균관중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주말 27라운드를 치르며 후반기를 향해가는 K리그가 흥행 상승세를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2012시즌 이후 K리그 평균관중 2012시즌 K리그1 6767명 2013시즌 K리그1 7656명 K리그2 1685명 2014시즌 K리그1 7931명 K리그2 1219명 2015시즌 K리그1 7720명 K리그2 1608명 2016시즌 K리그1 7872명 K리그2 1511명 2017시즌 K리그1 6502명 K리그2 2344명 2018시즌 K리그1 5444명 K리그2 1707명 2019시즌 K리그1(~26R) 8077명 K리그2(~24R) 2659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