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와머니 강남지점.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기준 최대주주의 국적이 일본(법)인인 대부업체 수는 19개로 이들의 대출잔액은 6조 6755억 원, 평균 대출금리는 23.3%다.
이렇듯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국내 대부업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체 등록 대부업체의 대출잔액은 17조 3487억 원인데 이중 일본계의 대출잔액은 40%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 전체 등록 대부업체의 평균 대출금리가 19.6%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계 대부업체들 평균 금리는 3.7%나 상회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등록 대부업체의 당기순이익은 6315억 원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개별 일본계 대부업체들 명단과 이들이 각각 국내 시장에서 거둬들인 당기순이익 규모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대부업계 1위 일본계 산와머니(업체명 산와대부)는 외부 회계법인의 회계감사를 받고 감사보고서가 공시되면서 어느 정도 업체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산와머니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업체 당기순이익만 전체 등록 대부업체가 거둔 당기순이익의 50%를 상회하는 3431억 원을 거두었다고 공시됐다. 산와머니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1938억 원에 비해 70% 이상 급증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들은 “산와머니는 2002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일본에서 저리로 자금을 융통해 국내 대부시장에 고리로 대출하는 영업방식을 통해 해마다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산와머니를 제외한 나머지 18개 일본계 대부업체들에 정보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일본계 대부업체들에 대한 정보 공개요구는 이런 연유에서 제기된다. 김종훈 민중당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일본계 대부업체 정보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 국민들은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어디이며, 얼만큼, 어떤 식으로 돈을 버는지 모른다”며 “이러한 정보 공개는 대부업계에 퍼진 고리사채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하고 그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석연찮은 이유로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일본계를 포함해 전체 등록 대부업체들의 대출규모와 영업행태를 정기적으로 보고받고 있지만 일본계 대부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특정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일본계 대부업체 정보를 공개할 경우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앞장서 정보 공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정보공개로 인한 영업타격으로 한국 시장을 철수하게 될 경우 대부업 주이용자들인 영세 서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산와머니는 지난 3월부터 신규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기존 대출만 회수하고 있다. 산와머니 측은 “대출 부실률이 높아져 건전성 관리를 한 뒤 재개한다”는 입장이지만 5개월 넘게 중단 기간이 지속되면서 ‘한국 철수설’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철수해도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일본계 대부업체의 일본자금 차입규모는 4000억 원에 불과하고 일본 대주주와 채권, 채무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따라서 최대주주가 차입금을 회수해도 영업축소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영업자금 대부분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고 철수한다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상당기간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앞서 관계자와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계 대부업체가 대출을 중단하거나 회수하더라도 국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로 대체가능하다고 보며 금융당국은 그렇게 유도할 것이다”라며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저소득층에 17.9%로 1인 당 700만 원 한도에서 대출해주는 ‘햇살론’을 출시한다. 다만 수요자들은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며 금리도 높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