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이낙연계’ 구축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망론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차기 대권 선호도 조사에서 이 총리가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당내 조직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예선전에서 무릎을 꿇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한 제3후보가 9부 능선에서 번번이 무너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본선의 핵심 변수가 바람이라면, 예선전은 조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 박은숙 기자
자기 세력화는 이 총리의 약한 고리다. 그나마 이 총리 지역구(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를 물려받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도가 이낙연계에 속한다. 이 총리와 막역한 이 장관은 이 총리를 ‘정치적 멘토’라고 부른다. 이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정국이 끝나면, 김현수 농림축산부 장관 후보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3선에 도전한다.
초대 국무총리 비서실장인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사상)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도 ‘이낙연 사단’으로 통하지만, 배 전 의원은 친문(친문재인)계다. 이 총리가 천거한 홍 부총리는 ‘변양균 라인’이다.
총리실 출신으로는 이상식 전 민정실장(대구 수성), 지용호 현 정무실장(서울 동대문을) 등이 이낙연의 사람으로 꼽힌다.
정치권 안팎에서 ‘옛 손학규계’의 결집을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총리는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당시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 최영희 전 의원과 함께 ‘손학규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었다.
한때 손학규계로 분류됐던 인사는 당 정책위의장인 조정식 의원을 비롯해 강훈식 고용진 김병욱 어기구 이춘석 전혜숙 전현희 의원 등 10여 명에 달한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도 손학규계의 대표 격으로 불렸다.
손학규계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지만, 21대 총선 이후 생환자를 중심으로 또 다른 계파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들이 20명가량의 비노(비노무현)계 등과 힘을 합친다면, 만만치 않은 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의 공천 및 본선 승리와 함께 자기 세력화 구축에 대한 이 총리의 의지”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