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동, 광탄면, 조리읍, 탄현면과 운정 1~3동으로 구성된 파주 갑은 이전에는 보수색이 강한 농촌지역이었다. 1988년 소선거구제 개편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줄곧 보수 후보가 당선됐을 정도다. 13대부터 18대 총선까지 보수 일색이던 지역은 개발에 따른 인구가 유입되며 다른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파주가 갑을 선거구로 나눠진 19대 총선에서 윤후덕 후보가 첫 민주당 깃발을 파주에 꽂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하지만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파주 민심이 심상치 않다. 파주 출신에 온화한 성품과 뛰어난 지역구 관리로 3선은 무난하다고 여겼던 윤후덕 의원이지만 지역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정부의 3시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 발표 이후 고양 시민들은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파주 시민들은 “실제로 더 큰 피해를 보는 건 파주”라는 입장이다. “고양시는 국토부의 광역 교통망 대책이 나오면 경기가 회복될 여지가 있지만 파주는 아무것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불똥은 지역 국회의원인 윤후덕 의원에게도 튀었다. “대통령, 도지사, 파주시장, 국회의원까지 모두 같은 당인데 뭐 하고 있었나” “명백한 파주 죽이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분노한 시민들은 윤 의원의 블로그에 찾아가 120개가 넘는 댓글을 남기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내년 총선 윤 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 ‘운정신도시 주민 우롱하는 정치인들 내년에 반드시 심판한다’, ‘운정에서 이제 민주당은 없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의견 일색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에 대한 분노도 만만찮다. 최 시장은 5월 신도시 발표 직후 “2기 신도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어 우려스럽다. 정부가 기존 운정신도시 주민들과 대규모 미분양 사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운정신도시 광역교통망 개선을 국토부에 요구하며 주민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사실상 신도시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한 셈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지하철 연장, 광역교통개선 대책이 계속해서 미뤄지는 건 정치인들이 파주 시민을 무시하기 때문”이라며 원성을 높이고 있다.
시민들은 특히 노무현 정부 행정관을 지낸 최종환 시장과 같은 기간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윤후덕 의원이 있는 파주를 박하게 대하지 못할 거라는 기대를 했던 터라 더 큰 실망을 느꼈다고 말한다.
자유한국당 박용호 당협위원장
한편 윤후덕 의원은 신도시 발표 직후 손의정, 조성환 경기도의원, 손배찬, 박대성, 박은주, 이용욱 파주시의원과 함께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라는 공동입장문을 내며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 예타 면제, GTX 차량기지 및 입출고선 안전한 노선 확보, GTX 운정역 복합환승센터 및 랜드마크 건립 등 12개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하고 관철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