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퀴라소전을 앞두고 자체 훈련을 마친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 사진=이동섭 기자
[일요신문] 한국 야구 소년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8월 22일(한국시간) ‘어린이 한일전’에서 패배의 쓴맛을 본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다시 끈끈한 팀컬러를 되찾을 수 있을까.
8월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윌리암스포트 라마드 스타디움에선 ‘2019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패자부활전) 최종라운드가 열린다. 한국과 퀴라소가 맞붙는다. 이 경기를 승리한 팀은 일본과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챔피언십을 치른다.
퀴라소전을 앞두고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22일 오후 11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자체 훈련을 실시했다. 리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훈련 시간 대부분을 기본기 훈련으로 할애했다. 수비, 번트, 주루 훈련이 주를 이뤘다.
리틀 대표팀 안상국 코치(세종시 리틀)는 “일본전에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기본기에 충실하지 못했다”면서 “기본기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초심을 찾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안 코치는 “우리의 팀컬러는 한 베이스 더 가면서, 수비를 탄탄하게 하는 끈적끈적한 팀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라면서 “기본기에 충실한다면, 어떤 팀과도 붙어볼 만하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리틀 대표팀 고상천 코치(한화이글스리틀)는 “일본전에서 지면서, 투수 운용 복안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해볼 때까지 해보겠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어린이 한일전’ 완패로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침체해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아직 우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대회 투·타에 걸쳐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나진원은 “아직 우리가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조금 더 힘을 내서 투수로도, 타자로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타이슨’이란 별명을 가진 중견수 임현진은 “퀴라소전에선 멀티히트를 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거포 대타 자원’ 임성주는 “지금까지는 대타로 나서 홈런을 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부턴 안타로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는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전했다.
퀴라소전을 앞두고 펼쳐진 훈련. 훈련 시작 당시엔 고요한 침묵이 흘렀지만, 훈련이 끝날 때가 돼서 선수들은 웃음을 되찾았다. 이 웃음이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의 신명나는 경기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은 국내 지역예선,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 그리고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패배를 경험한 적이 없다.
그렇기에 8월 22일 ‘어린이 한일전’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 리틀 대표팀이 ‘첫 패배’를 딛고 한 단계 성장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퀴라소전을 지켜보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지 모른다.
미국 윌리암스포트=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