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나는 깡패와 신사가 섞여 있다(I‘m mixed wit a gangsta and gentleman)”며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경기가 끝난 이후 팬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
[일요신문] 농구월드컵을 앞둔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은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었다. 지난 8월 25일 체코와의 평가전이 끝난 후 대표팀 빅맨 라건아가 경기장 밖에서 소란을 일으킨 것이다.
경기 후 가족과 함께 개인 차량으로 경기를 빠져나가려던 라건아와 주변 교통을 통제하던 삼산체육관시설관리공단 직원이 마찰을 빚었다. 결국 라건아가 그를 밀쳐 다치게했고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사건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양 측은 “먼저 그 쪽에서 욕을 했다”는 의견을 내놨고 팬들 사이에선 잘잘못을 따지며 논란이 일었다.
결국 대한민국농구협회가 나섰다. 라건아는 협회를 통해 사과문을 냈고 협회도 라건아가 반성을 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마찰을 빚은 당사자인 라건아와 공단 직원도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과 같이 27일 앙골라와의 경기에도 나선 라건아다. 팀의 주축 빅맨으로 활약했고 그가 좋은 플레이를 보일 때마다 경기장을 찾을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버스로 곧장 올라타지 않고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거나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후 별다른 움직임 없이 라건아는 선수단과 함께 월드컵이 열리는 중국으로 떠났다. 그대로 대회에 참가하는 모양새다. 추가적인 징계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폭행을 행사한 사건이다. 라건아는 농구 대표팀 최초로 특별 귀화로 대표팀에 합류한 인물이다. 그의 행보 모두가 선례를 만들 수 있다. 이번 폭력 사태의 마무리가 이대로 끝날 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