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여자는) 시집가는 게 취직하는 것”이란 취지로 발언한 한 대학교수를 해임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9월 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안종화)는 “서울 소재 여대 조교수 출신 K모 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 청구소송’과 관련해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K 씨는 2018년 6월 서울 소재 여대 조교수로 근무하던 중 교원징계위원회의 해임 결정을 통보받았다. “수업시간이나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성희롱이나 성차별 발언을 자주 했다”는 이유였다.
해당 대학 교원징계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K 씨는 “여자가 시집가는 것은 취직”, “김치여군에게 하이힐을 제공하라”, “여대는 사라져야 한다”, “그렇게 커서 결혼할 수 있겠나. 여자가 키 크면 장애다”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 씨는 대학의 해임 결정에 불복했고,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소청심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K 씨는 소송했다.
재판부는 “여성혐오와 여성비하 발언의 경우 해당 강의의 목적과 취지와 무관하게 이뤄졌을뿐 아니라 저속하거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K 씨의 평소 성차별적 편견에서 기인한 여성집단 자체에 대한 내부적 혐오의 감정을 비방, 폄훼, 조롱, 비하 등 방법으로 표현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1~2학년 학생 총 146명이 원고가 지도하는 수업 출석을 거부하면서 사퇴를 요구한 점까지 고려하면 원고가 향후 직무를 계속하는 경우 교수로서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신뢰가 저해될 구체적인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 K 씨는 교수 본연의 지위와 임무에서 크게 어긋난 중대한 비위행위임에도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학생들과 감정적인 대립을 하면서 불화를 조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